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자신과 통화 녹취를 공개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유튜브 기반 온라인 매체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일부만 인용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김태업 수석부장판사)는 21일 김씨가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낸 방영금지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이에 서울의소리는 대부분 내용을 방영할 수 있게 됐다. 법원은 열린공감TV에 이어 서울의소리 손을 들어줬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재판부는 김씨 가족들의 사생활에 관련된 발언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녹음했지만 이씨가 포함되지 않은 타인 간 비공개 대화 등 2가지에 대해서만 방영할 수 없도록 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만큼 그의 발언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바라봤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배우자가 갖게 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김씨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관한 견해와 언론관·권력관 등은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공적 관심사로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씨 측은 전날 해당 녹취가 정치 공작을 통해 취득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의소리 측은 언론 자유를 내세우며 반박했다.

재판부는 “녹취 자체는 김씨의 발언을 그대로 녹음한 것으로서 조작되지 않았다는 점이 기술적으로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자가 기자 신분을 밝힌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했고 대화 내용이 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이는 이상 언론·출판의 자유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159회 ‘김건희 씨는 왜?’ 유튜브 방송 갈무리. 사진=MBC 스트레이트 유튜브 채널
▲지난 16일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159회 ‘김건희 씨는 왜?’ 유튜브 방송 갈무리. 사진=MBC 스트레이트 유튜브 채널

김씨 녹취를 둘러싼 법원 결정은 이에 앞서 두 차례 있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4일 수사나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상 대화, 언론에 대한 불만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내용에 대한 공개를 허용했다.

이에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 방송했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이 같은 결정보다 공개 범위를 더 넓혀 방영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기자로부터 전달받아 최초로 김씨 녹취를 공개했던 MBC는 지난 20일 후속 방송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선은 유튜브 기반 매체들로 쏠리고 있다. 이들은 합동 방송도 예고해둔 상태다.

서울의소리에 앞서 김씨에게 사실상 승리했던 열린공감TV는 이날 오전 “오는 23일 오후 9시 생방송으로 김씨와 이 기자 간 미공개분 녹취를 공개한다”며 “취재기자들이 직접 출연해 전후 맥락 및 취재 내용을 설명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해당 방송에는 열린공감TV와 서울의소리, 고발뉴스 등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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