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들의 현장 대응에 ‘여경 무용론’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엔 인천 층간소음 흉기 논란 사건이 이 같은 논란을 키웠다.

일각에선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번지면 언론이 이를 받아쓰고 정치권이 갈등을 부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출신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오늘과 만나 “문제 본질은 훈련된 공권력의 부재”라고 바라봤다.

권 원내대표는 여경 체력 검정 논란과 관련해서는 “냉정하게 바라볼 때 지구력과 진압 능력이 중요한 것이지 체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압 능력은 앞서 언급된 훈련된 공권력 하에서만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율 정체와 관련해선 “전혀 압박감을 느끼고 있지 않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의 비호감도에는 거대 양당 후보들과 결이 다른 비호감도라고 평가했다. 

제3지대 연대설에 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유화적 입장을 보였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선 ‘리틀 손학규’라고 칭하며 회의적 반응을 내비쳤다. 제3지대 행보 과정에 정의당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비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선 “기득권 진영의 우매한 지도자”라고 혹평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 의원실 제공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 의원실 제공

- 2019년 대림동 논란에 이어 최근 인천 층간소음 흉기 논란까지, 이른바 여경 무용론이 매년 등장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바라보는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112 신고 대응 시스템이 붕괴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112 신고 시스템이 붕괴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번지면 언론이 이를 받고 갈등을 부각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책임을 전가하기 쉬운 대상을 지목해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현상이 있다. 사회적 분노를 한 대상에게 폭발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경 무용론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문제 본질에 대처하는 방식이 아닌,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분노만 이어지고 있다.”

- 여경이 책임을 전가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이 됐다는 것인가?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나 장혜영 정의당 의원 등 정치권에서 여경 무용론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이해 득실, 표 계산을 하는 그런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에 만연한 분노 표출 방식보다 더 나쁜 방식이다. 정치권에서의 젠더 갈등은 대부분 분노 표출 대상을 찾아 실제 분노를 표출하는 식으로 소모되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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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 표출 대상을 찾는 현상은 왜 벌어지고 있다고 보나?

“분노 응집이 젠더 이슈에서 더 쉽게 나타나는 면이 있다. 자꾸 그런 갈등에 의존하려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응집이 쉽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은 이해득실을 따지며 접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려 했다가 물러난 조동연씨 문제도 똑같다. 이벤트성으로 영입하는 기존 정치 시스템을 비판해야지 당사자도 아닌 이들이 사생활 영역에 왜 분노해야 하는 것인가.”

- 정치권은 이해득실을 넘어 이 같은 갈등 구도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는가?

“예컨대 이번 인천 빌라 흉기 난동 사건에서도 본질은 112 신고 대응 시스템 문제다. 또 현장에서의 공권력 집행 문제다.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국민을 위해서 사용되기 위해 제대로 된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공권력 행사 방법과 정도를 늘 고민해야 한다. 본질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반복적으로 현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외면해 왔었다. 지난 국회에서 경찰개혁 문제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맞물려 논의됐을 때를 보자. 민주당은 검찰 구조를 해체하고 싶은 욕심만 있었지 그렇게 해체된 검찰 권력이 경찰로 넘어가지 않았는가. 그런데 경찰 전체가 아니라 총경을 필두로 한 2.6%의 소수 집단이 그 권력을 차지하게 됐지 않나?”

- 여경 채용 관련 체력기준이 낮다는 문제 제기가 대표적 비판이다. 어떻게 바라보나?

“냉정하게 생각할 때 현장에서 흉기를 가지고 난동하는 사람을 제압할 때 필요한 것은 체력이 아니라 공권력이다. 42.195km 마라톤을 주기적으로 뛰는 사람이라고 해서 진압을 잘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지구력과 현장에서의 진압 능력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공권력이다. 공권력은 무기 사용에 대한 판단이다. 체력 문제에 관해서는 현장에 출동한 여경뿐 아니라 직업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업무를 감당할 체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체력과 관련해선 남경 여경 일원화하는 방안으로 개선이 되고 있다. 내가 현장에서 경험했을 때도 그런 체력이 부족해 직무에 있어 문제가 된 직접적 사례는 없었다.”

- 진압능력 향상을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현장에 갔을 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다양한 예측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그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에 대해 끊임없이 반복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반복 훈련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길러줘야 한다. 현재 경찰 내부 112 신고 대응 시스템에는 훈련된 공권력이 없다. 학습된 공권력이 있을 뿐이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 의원실 제공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 의원실 제공

-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선에 나서는 만큼 대선 관련 이야기도 해보자. 당선 가능성보다 완주 가능성에 더 집중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지지율도 아니고 당선 가능성도 아니고 완주 가능성도 아니다. 국민과 함께할 미래 지지율이 중요한 것이다.” 

- 안 후보는 제1지대라고 표현하지만 언론은 제3지대라 표현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을 두고 그동안 우회전하다가 좌회전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과 다른 실용주의 노선을 취해왔다. 필요하면 좌회전도 하고 우회전도 하고 직진도 하는 당이다. 그동안 기득권 양당과 다른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지금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그런 비판을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우매한 지도자라고 볼 수 있다.”

- 심 후보, 김 전 부총리와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도 되는가?

“심 후보의 경우 ‘쌍특검’과 함께 연금개혁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가? 정책적 논의가 가능하다면 어떠한 논의도 할 수 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전 부총리 태도를 보면, 어떠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리틀 손학규 같다. 기존 모든 시스템을 다 거부하고 자신만 옳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자세로는 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컷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컷뉴스

-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비판하지만 정작 안 후보 비호감도도 극복해야 할 문제 아닌가?

“비호감 원인을 두 가지로 봐야 한다. 구분이 가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대선 후보 자격에서의 비호감도이다. 반면 안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피로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대선 후보 자격으로서의 비호감도로 접근한다면 안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는 또 다를 것이다.”

-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폐지로 인해 안 후보가 TV조선 ‘와카남’으로부터 촬영 중단 통보를 받았다. TV조선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황당한 상황이다. 정상적 조직이라면 이해가 불가한 상황이다. 전파를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는 방송사라면 이런 식으로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됐다. 프로그램 폐지를 하는 절차가 있었을 것이고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 이에 답을 요구했지만 안 후보는 아직까지도 관련해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 TV조선으로부터 비정상적인, 폭력적 피해를 입었다.”

- 아직 안 후보는 유의미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극복할 생각인가?

“어떠한 압박감도 느끼지 않는다. 지금 안 후보에게는 지지율보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갈 미래가 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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