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 이후로 좋은 남자들 만났어?”
“나랑 헤어진 다음 연애했어?”

헤어진 커플들이 다시 만나 지나간 사랑을 되짚는다. 이렇게 모인 커플 안에서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기도 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티빙 제작 웹예능 ‘환승연애’의 설정이다. 환승연애는 유튜브에 1회가 공개되자 조회수 100만 이상을 기록했다. 여러 에피소드 조회수가 수십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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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9일 기준 풀 버전 포함한 총 43개 클립에서 누적 조회 수 1052만을 돌파했다. 지난 6월26일 1화가 유튜브 티빙 채널에 공개된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환승연애’(연인과 헤어질 때 다른 사람으로 ‘환승’하면서 헤어진다는 의미)라는 일종의 사회적 금기를 아예 설정으로 가져오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환승 연애는 지난 2월 인기리에 종영한 TV조선 예능 ‘우리 이혼했어요’처럼 헤어진 남녀를 다시 만나게 하고 그 복잡한 심정을 노출하며 시청자 이목을 모은다.

▲티빙 '환승연애'의 한 장면.
▲티빙 '환승연애'의 한 장면.

이처럼 ‘금기’를 아슬아슬하게 건드리거나 사회적 통념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으로 커플 예능이 제작되고 있다. 국내에선 그 수위가 ‘커플 교환’에 그치고 있지만, 해외 프로그램 중에는 ‘부부 교환’ 설정까지 있다.

지난 4월 JTBC와 넷플릭스가 제작 확정한 ‘솔로지옥’의 경우 무인도에 갇힌 남녀 10명의 데이팅 리얼리티쇼다. 솔로지옥 예고편에 29금 커플 예능으로 유명한 넷플릭스 ‘투핫’의 한국 버전이 나오는 것 아니냐며 기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TV ‘체인지데이즈’의 경우 이별한 세 커플이 서로 연인을 바꿔 데이트를 하는 설정이다. 체인지데이즈는 지난달 말 카카오TV에서만 누적 조회 수 2000만 뷰를 돌파했다. 앞서 1회는 공개 6시간 만에 12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어진 2회 조회 수는 270만을 넘어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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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커플이 연인을 바꿔 데이트를 하는 설정의 카카오TV '체인지데이즈'. 

지난 18일 체인지데이즈의 “서로의 여자친구를 선택하려는 두 남자”라는 에피소드에서는 한 참가자가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잘해보고 싶다는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당황한 참가자 역시 이 남자의 전 여자친구와 데이트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얽히고설킨 관계를 보여준다.

에이앤이코리아(디즈니·허스트 합작 미디어 회사)가 운영하는 채널 라이프타임은 ‘커플 스위치’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 부부를 교환해 2주 동안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 생활을 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부가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른바 부부 교환 실험에 참여하는 것인데 배우자를 바꾸는 설정이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5년 미국에서 먼저 방영돼 커플 교환 리얼리티의 원조라고도 불린다. 미국에서도 선을 넘는 수위 등으로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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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타임 채널에서 방영하는 '커플 스위치'의 유튜브 영상 캡처. 

커플 스위치 제작진은 “부부라면 누구나 마주할 법한 고민을 ‘부부 교환’이라는 형식으로 신선하게 풀어내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자 했다”고 했다. 방송은 네 쌍의 부부가 새 배우자를 만나 첫날밤을 함께 보내는 모습과 불안, 설렘 등 감정 변화를 보여준다.

에이앤이코리아 측은 “국내에서는 금기시되는 부부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부부 교환이라는 급진적이고 실험적 방송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이런 프로그램은 시청자 평이 갈리곤 한다. 연애하면서 누구나 겪는 고민과 혼란스러운 과정을 솔직하게 그려내 공감된다는 평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자극적이어야 하느냐는 비난도 많다. 많은 논란이 있지만 커플 프로그램이 대세인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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