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 미디어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장애인의 방송접근성과 장애인방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이슈와 논점’ “비대면 시대 시청각장애인의 방송미디어 접근성 현황과 개선과제”를 보면 최근 기술발달로 신기술 콘텐츠가 늘고 있지만 장애인방송에서 이러한 신기술 활용은 미흡한 상황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최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 국영방송인 CCTV는 디지털 휴먼(가상인간)과 AI기술을 활용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24시간 수화서비스를 제공했다. AI음성인식 등 기술을 이용해 스포츠 중계자의 해설을 텍스트로 변환해 디지털 휴먼이 수화로 실시간 통역하는 방식이다. 

▲ 중국 국영방송 CCTV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AI앵커가 수화로 중계하는 모습
▲ 중국 국영방송 CCTV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AI앵커가 수화로 중계하는 모습

이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사례를 거울 삼아 아직 개발이 더딘 소리(음성)를 한국수어로 변환해주는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장애인방송 분야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장애인방송이 실시간 방송에서 주로 편성되는데 비실시간 방송에서도 서비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지난 2020년 실시한 ‘비실시간 장애인방송 서비스 이용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90% 이상의 장애인이 비실시간 장애인방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생방송 시청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고서에선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비실시간 방송 서비스는 적은 편이며 현행법상 VOD 서비스에 대한 장애인방송 제공 규정도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해외 사례를 소개했다. 

▲ 시청각장애인 하루 평균 TV 이용현황. 자료=국회입법조사처
▲ 시청각장애인 하루 평균 TV 이용현황.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영국은 2017년 ‘디지털 경제법 2017’에 근거해 VOD에서 자막·수어·화면해설 제공을 의무화했고 미국은 2010년 ‘21세기통신영상접근법’에 따라 TV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다시보기할 때 자막을 제공하도록 했다. 독일에서도 2019년 ‘방송과 텔레미디어에 관한 주간협약’에서 VOD에 대한 장벽 없는 접근 서비스 제공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 

이는 장애인방송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선 “최근 5년간 장애인방송 개선 요구사항을 보면 방송 장르의 다양화, 프로그램 다양화, 방송시간대 다양화 등 질적인 면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어 대응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적성장만이 아닌 방송미디어 접근성의 고도화를 위한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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