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선 이후 첫 국회토론회에서 공영언론의 편파성을 주장하며 “갈라치기 때문에 언론인들이 알아서 긴 것 아니냐”, “공영방송이 특정 캠프의 스피커 역할을 한 느낌이다” 등 수위높은 발언을 내놨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황보승희 공정방송감시단장과 최철호 불공정방송국민삼시단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공영언론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란 토론을 열었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대 대선 마치고 처음 있는 행사인데 만감이 교차한다”며 “내가 정치권 들어와서 네 번의 대선을 경험했는데 이번처럼 방송이 편파적이고 특정 캠프의 스피커 역할을 한다는 느낌까지 든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절대 국회의석을 가진 무소불위 국회, 대통령이 편파·노골적으로 선거개입 행위를 반복하면서 반성하지 않아 납득할 수 없는 청와대, 지방권력과 지방의회 모든 것을 민주당이 차지한 구조, 예산을 가지고 선거 매표행위를 반복한 무책임한 여당을 어떻게 소수야당이 이길 수 있었느냐, 위대한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모아졌다고 판단한다”며 불리한 언론환경에서도 대선에서 승리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시사포커스TV 갈무리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시사포커스TV 갈무리

이날 토론회에선 전현직 언론인과 시민사회단체 24곳이 연대해 지난해 11월 출범한 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이 지난 100일간 KBS·MBC·YTN·TBS·연합뉴스TV 등 5개 공영언론사 주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해당 프로그램들이 현 정권과 여당에 유리하고 국민의힘 등 야당에게 불리하게 보도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들은 1300여건의 불공정 방송 사례를 적발해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이 자리에서 “언론이 기울어졌다고 해도 우리(국민의힘) 문제니까 우리가 얘기하는 건 신뢰도가 떨어졌다면 불공정국민감시단에서 말한 것은 국민이 신뢰를 가지고 관심있게 봐주셨다”며 “공정방송 생태계를 위해 전현직 언론인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역대 최고의 편파 공영방송 환경 속에서도 대선을 잘 치를 수 있었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잘한 것은 유일하게 갈라치기와 적폐청산이름으로 국민을 힘들게 한 것”이라며 “갈라치기 때문에 언론인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알아서 긴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인들 자체가 균형감각을 가지고 방송으로서 중심을 가져야 하는데 스스로 왜곡 편향된 사람들이 언론사 주력 세력이 됐다”며 언론편향의 근거를 들었다.

황보 의원은 “지난 정권에서 갈라치기 명목으로 언론 환경이 기울어질 수밖에 없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언론인들이 자율적으로 국민을 위해 비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주력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 16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시사포커스TV 갈무리
▲ 16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사진=시사포커스TV 갈무리

박대출 의원은 “5년전 방송을 정상화한다는 이름으로 적폐청산이라는 정치보복이 자행이 됐다”며 “대선 100일간 기록은 지난 5년 기록의 요약본”이라고 했다. 그는 “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재산을 진영논리의 선전도구로 삼는 일을 청산해야겠다”며 “5년전 진영논리를 얘기했던 방송의 정상화가 아닌 국민의 잣대로 누구든지 보편타당한 상식의 잣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김승수 의원도 참석했다. 김 의원은 “대선과정을 보면서 개탄스러웠던 것은 누구보다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분들께서 언론의 본분을 망각하고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를 방조하고 확대재생산하는 모습을 봤다”며 “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이 지난 100일간의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되돌아보는 토론회 자체가 앞으로 이런 사태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정방송감시단장을 함께 맡았던 윤두현 의원은 “정치하다보면 자기에게 유리하지 않은 보도는 편파적으로 보이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번 대선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며 “언론자유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으로부터 자유만이 아니라 모든 조직화된 권력에 자유롭게 비판·평가·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와 언론미디어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국민의힘 공정방송감시단과 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의 활동에 대해 “여러분들이 1500여건의 불공정 방송을 지적했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좋은 언론이 되도록 개선시켜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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