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0일 세상을 떠난 고 이힘찬 프로듀서의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한 공동조사 참여를 거부하던 스튜디오S 사측이 유가족, 노동조합, 회사가 참여하는 ‘노사공동조사위원회’(공동조사위) 구성에 참여하기로 했다. SBS 사측은 참여를 거부했다. 

스튜디오S 고 이힘찬 드라마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SBS본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민주노총법률원, 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15일 입장문을 통해 스튜디오S 사측의 노사공동조사 수용 결정을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스튜디오S와 SBS 양 사측에 공동조사위 구성을 재차 촉구했고 8일까지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기자회견에는 고인의 동생 이희씨가 직접 참석해 "사측은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사과로 회사에 헌신한 형의 명예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10년차 드라마 프로듀서 이힘찬씨는 2020년 SBS드라마본부가 스튜디오S로 분사한 뒤 주로 드라마 예산과 스케줄 관리 역할 등을 맡아왔다. 최근까지는 SBS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프로듀서를 맡아 총괄했는데, 촬영 20여일만에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

노조에 따르면, 고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날 그가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보낸 SNS 메시지에는 "모든 게 버겁다"고 적혀있었으며, 그 위에는 모두 업무에 관한 기록 문서가 남겨져있었다. 드라마 줄거리 상 화재 촬영처럼 어려운 장면도 많았다. 

▲ 지난 3일 진행된 스튜디오S 故이힘찬 드라마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 지난 3일 진행된 스튜디오S 故이힘찬 드라마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대책위의 요청에 대해 양 사측은 지난 8일 입장을 밝혔다. 스튜디오S 사측은 ‘유가족, 노동조합, 회사’가 참여하는 공동조사위 참여의 뜻을 밝혔고, 유가족이 희망하는 원인 규명과 고인의 명예 회복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SBS 사측은 스튜디오S와 별개로 경영과 인사노무 관리를 하고 있어 법적으로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다만, 스튜디오S 사측이 노사공동조사를 제안한 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스튜디오S 사측의 노사공동조사 수용 결정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사측이 보여준 태도에 비하면 바람직한 변화다. 유족 대표와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한 가운데 원인 규명과 고인의 명예회복 조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약속한 점은 의미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 대표는 스튜디오S 대표에게 공동조사위 활동의 원활한 진행과 이를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신신당부했다”며 “SBS 사측은 아쉽게도 조사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대책위는 조사 활동에 필요한 경우 SBS측에도 협조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와 스튜디오S 사측은 공동조사위 인적 구성과 활동 방식에 대한 세부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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