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죽 벗기는 굿’ 행사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이름이 달린 연등이 걸려있다는 의혹에 윤 후보측이 ‘행사에 관여한 바 없다’고 해명하자 이를 폭록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반박에 나섰다. 해당 행사를 실행한 사람이 김건희씨의 코바나콘텐츠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며 관련성이 있는 정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의원은 해당 행사장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시종 충북도지사, 충주시장 등의 연등이 달려 있는 것을 알았지만 애초부터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는 “기삿감이 안돼서”라고 해명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측은 해당 인사가 축사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고, 문 대통령 등이 달려있는 것을 알고도 김 의원이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

‘소가죽 벗기기 굿 행사에 윤석열 김건희 연등 왜’ vs ‘윤 부부, 행사와 전혀 무관’

김 의원은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기자회견에서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살아있는 소의 가죽을 벗겨서 굿을 하는 행사인 ‘2018 수륙대재’에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김건희씨 이름이 적힌 연등이 찍힌 사진을 제시했다. 이 행사는 일광조계종이 주최한 행사로 일광종은 윤석열 선대위 네트워크본부의 고문이자 실세로 활동했던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만든 종단이며, 전통불교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이 엽기 굿판의 총감독이었다고 했다.

이양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 단체눈 메신저에 올린 논평에서 “악의적 마타도어”라며 “‘대통령’ 연등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분명히 밝힌다. 윤석열 후보 부부는 등값을 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해당 행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고, “당시 행사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각계 유명인사들의 이름이 등 옆에 달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이름도 보인다”고 반문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이 반복적, 악의적으로 윤석열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며 “김의겸 의원을 다시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의원은 16일 오후 재반박 기자회견에 나섰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 등의 연등도 걸려 있다’는 이양수 수석대변인 논평에 “무의미한 물타기에 불과하다”며 “이 행사가 표면상 ‘2018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성공기원’을 내세워 얼마든지 충주시에서는 같이 공동주관을 할 수 있고, 충북도지사나 충주시장, 충주 국회의원의 등이 달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지역 행사에 지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활용되는 것은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 프레스룸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엽기 무속행사 연관성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 프레스룸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엽기 무속행사 연관성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특히 ‘문 대통령 연등’을 두고 김 의원은 “대통령은 결코 이 행사에 등을 보낸 사실이 없다”고 밝히면서 “부처님 오신 날에만 일부 사찰 경내에 연등공양을 할 뿐, 특정 행사에 연등공양은 하지 않는다” “2018년에 기사에 나온 단체 및 행사에 청와대에서 대통령 명의로 연등을 포함한 어떤 것도 보낸 사실이 없다”는 청와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충북도지사나 충주시장 등은 이 행사를 주최한 일광종이나 건진법사 등과 ‘주술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윤 후보 부부의 경우 건진법사 전성배와의 엽기적인 주술적 관계를 교묘히 숨기면서 엉뚱하게 대통령을 끌어들이며 물타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충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이름과 서울에 위치한 문화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실명이 적힌 등이 달릴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추가 사실로 김 의원은 ‘소가죽 벗기는 굿판’ 행사에 등장하는 이아무개씨가 김건희씨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이씨가 소가죽 굿판 행사를 실행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이씨가 지난 2016년 12월6일 에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코바나컨텐츠 주최 ‘르코르뷔지에 전’ 개막식에 등장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을 보면 김건희씨와 함께 테이프 컷팅을 할 뿐 아니라 이씨가 연단에 서서 발언하는 모습이 나온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당연히 축사일 것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김 의원은 “대체 김건희 씨와 이들 무속인은 얼마만큼 가깝고 특별한 관계인 것이냐”고 했다.

김의겸 ‘대통령 등’ 달린것 알았지만 공개안한 이유 “기사 안돼서” vs 윤측 “해괴한 논리”

김의겸 의원은 문 대통령 등이 달린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이시종 지사 연등이 달려있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기자회견했다는 얘기인데, 어제 알았다면 어제 왜 얘기를 안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기사가 안되기 때문”이라며 “짧은 기자회견하면서 모든 취재과정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연등은 대통령 이름이 걸려 있는 연등이고, 취재한 결과 ‘그런 적이 없다’, ‘무관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말씀 안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충북도지사 충주시장 연등은 그 행사가 충주시 주관한 행사여서 다는 게 너무나 당연해서 말하지 않았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행사 주최자들이 끔찍한 행사를 한다는 것을 윤석열 부부가 알고 연등 지원을 했다는 인과관계는 어디에 있다고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김 의원은 “‘저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를 잡는 것과 김건희씨 부부가 무슨 관계냐’고 물어볼 수 있다”면서도 “세계일보의 1월19일자 건진법사 첫 보도 이후 윤 후보 부부가 뭐라고 했는지 한번만 생각을 해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당시 윤석열 부부는 ‘그냥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를 받은 사람이다’ ‘그냥 나를 지지한다고 한다’고 가볍게 부인했다”며 “매번 관련성이 나올 때 마다 ‘우연이다, 관련이 없다’고 얘기했다. 이번에도 이 주술과, 끔찍한 주술과 관련이 없다면 왜 저기에 연등이 걸린 것이냐. 그런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주술도 문제지만 대통령 후보가 거짓말하는 게 더 문제”라며 “이렇게 사진과 연등 공개하면서 관련성을 부인하고 매번 아니다 아니다 이렇게 거짓말을 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공인.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것인가”라며 “왜 서울검사장 이름이 나오느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의 이름이 왜 나오느냐. 이걸 부인하는 대변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측 “대통령 연등 있다는 것 알고도 배포했다니…해당 인사 축사사실 없다”

이를 두고 윤석열 선대본부는 소가죽 굿판을 실행했다는 인사가 김건희씨 행사에서 축사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지현 윤석열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16일 오후 내놓은 논평에서 “대통령 연등이 달렸다는 점을 알고도 자료를 배포했다는 김의겸 의원, 부디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최 부대변인은 소가죽 굿판 실행 인사가 코바나컨텐츠 행사에 축사했다는 의혹에 “김의겸 의원이 말한 인사는 르 코르뷔지에 전에서 축사한 사실이 없다”며 “당시 축사를 한 사람은 김건희 대표 외에는 르 코르뷔지에 재단 이사장과 주한 프랑스 대사 등 모두 외국인이었다”고 반박했다.

최 부대변인은 전날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연등이 달려 있었다는 것을 ‘사전에’ 알았는데도 밝히지 않은 이유가 기삿거리가 안 되어서라고 한 김의겸 의원 해명을 두고 “기삿거리가 안 된다고 생각해서 대통령 연등이 있는 것도 알면서 자료를 배포한 후 기사가 나자 당황해 대통령이 연등을 보냈는지 청와대에 물었다는 것인가”라며 “이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라고 지적했다.

 

※ 언론중재위원회는 3월 30일자로 미디어오늘 본 보도와 관련 "비록 대선 정국에 불거진 '무속 논란'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여 검증 대상에 포함됐다하더라도, 이른바 '소가죽 굿'을 집행했다거나 대선후보 배우자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무속인이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거나 그의 활동내용이 공중의 정당한 관심대상이라 보기 어렵고, 또한 해당 인물이 과거 공개석상에 등장해 초상이 공표된 적이 있다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다루는 기사에서 본인의 동의 없이 성명과 초상이 공표되는 것을 수인해야 할 의무 또한 없으므로 당사자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첨부된 영상에 포함된 특정 무속인의 초상과 성명 공표 부분을 수정 혹은 삭제 등 조치를 취할 것을 시정권고했습니다. 미디어오늘은 시정권고를 수용해 관련 부분을 삭제 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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