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전년도 수신료, 광고 수입 등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수입이 늘었지만 외부 환경의 영향이 크고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KBS 이사회는 KBS의 2021년 회계연도 결산안을 보고 받았다. 결산안에 따르면 KBS 수입은 전년 대비 740억 원 증가한 1조502억 원, 비용은 674억 원 늘어난 4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당기 순이익은 393억 원으로 전년보다 66억 원 증가했다.

수입은 수신료, 광고, 투자 콘텐츠 판매 등 항목에서 모두 늘었다. 수신료의 경우 21만대를 추가로 징수하면서 73억 원이 늘었다. 광고 수입은 386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광고 시장 활성화, 중간광고 허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투자 등 콘텐츠 판매수입도 512억 원 늘었다. 반면 사업외 수입은 218억 원 감소했는데, 박연 KBS 경영본부장은 2020년 있었던 송·중계소 부동산 처분 수입이 빠졌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날 KBS가 전체 지상파 광고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순범 이사는 “KBS의 지상파 광고 시장 점유율은 2017년도 26.1%에서 지난해는 22.5%로 떨어졌다. 지상파 광고 시장이 어떻게 보면 외부 변수인데 KBS 경쟁력과 맞물린 내부 요인이라 볼 수도 있다”며 경영진을 향해 “점유율이 5년째 내리 하락한 원인이 뭐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사옥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사옥

수입과 관련한 세부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먼저 지난해 7월부터 지상파에 전격 허용된 중간광고 관련한 대목이다. 권 이사는 “중간광고 도입으로 지난해 얼마나 수입이 나왔나”며 “지상파의 숙원사업이었으니 평가를 했을 것 같은데 어떤 효과가 있느냐”고 거듭 물었다.

이에 박 본부장은 “(중간광고가) 월등한 이유라기보다는 조금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지상파 광고 시장이 2020년까지 줄어들다 작년에 좀 커졌다. 코로나19도 있었지만 중간광고 영향이 조금 있었다고 평가한다. 세부적 부분은 광고국에서 별도 자료를 작성해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중간광고 효과를 평가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간광고가 법적으로 허용되기 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1, 2부 등으로 나눠 변칙적 중간광고(PCM)를 해왔다는 것이다. 윤석년 이사는 “전반적으로 지상파 광고비 성장률이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본다”며 “공영방송인 만큼 지나치게 수입이 나는 것도 그렇게 좋은 형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OTT 투자와 관련해서도 세부적인 설명이 요구됐다. 이날 보고에 따르면 KBS는 2021년 기준으로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 투자로 229억 원, 네이버 등과 관련해 237억 원의 콘텐츠 판매 수익을 거뒀다.

권 이사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쪽 콘텐츠 판매가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고 회사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문서에도 이를 수입이 늘어난 주 원인으로 명시를 했는데 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평가를 통해서 수입을 극대화할 방안 마련이 오늘 이 자리에선 덜 돼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정재권 이사의 경우 “광고수입과 관련해 드라마가 주요 수입원인데 지난해 제작비를 250억 원 정도 늘렸음에도 광고 점유율이 낮아졌다는 건 드라마 경쟁력이 긍정적인 점수 못 받았다는 것”이라며 “올해 방영 예정이거나 방영이 되고 있는 드라마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있는 방향성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덕재 KBS 부사장은 “드라마와 예능이 광고경쟁력을 견인해야 한다. 작년에 괜찮은 드라마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광고경쟁력에 문제가 되는 건 ‘2049 경쟁력’”이라며 “더 젊은 프로그램, 젊은 층에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면 드라마센터 차원에서 자료를 만들어 보내겠다”고 밝혔다.

김의철 KBS 사장은 이날 “현재의 결과는 신임 집행부가 한 게 아니다. 과거 집행부와 구성원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며 “이런 성과를 물려준 것에 대해 전임 집행부에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SBS는 자사 미디어랩을 통해 다양한 광고영업을 하고 있다. 저희도 나름대로 광고국에서 노력을 해서 코바코(공영 미디어렙)에 주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건비와 관련해선 퇴직급여충당금 증가와 지난해 2.4% 임금인상 및 연차촉진 제도 시행 등으로 인해 비용이 163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본부장은 “퇴직충당금은 기업 회계기준에 의해 외부회계감사 자문을 받아서 하는 것으로 KBS가 임의로 충당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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