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가 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스피치’가 달라졌고 긍정 평가한 전문가 발언을 삭제했다. 해당 전문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서였다.

중앙선데이는 ‘둥근 안경테, 베이지색 옷, 포마드 헤어…이미지 제고 경쟁’이란 제목의 29일자 기사에서 대선후보들의 패션, 스피치, 포즈&표정 변화를 다뤘다. 중앙선데이는 스피치 대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최근 ‘천천히 말하기’에 신경쓰고 있다고 밝힌 뒤 “윤 후보도 단기간 내 화법이 변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불필요한 단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선데이 1월29일자 지면.
▲중앙선데이 1월29일자 지면.

 

이와 관련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해당 기사에서 “윤 후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경험이 적었을 뿐 스피치 자체가 미숙한 편은 아니다”, “본인 노력을 통해 ‘어떤’‘이런’ 등 구체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크게 줄인 게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사가 나간 뒤 신지영 고려대 교수가 “왜곡 보도”라며 입장을 밝혔다. 신 교수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사실관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중앙선데이 기자에게 전화가 와 신 교수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선 후보자들의 발화를 분석한 내용과 관련해 취재를 하고 싶다고 했고, 신 교수는 취재를 거절하는 대신 필요하다면 ‘뉴스공장’에서의 발언을 인용하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날 중앙선데이 기사를 두고 “완전히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밖에는 이해할 수 없는 왜곡된 내용이 내 이름을 달고 따옴표를 달고 보도되었다. ‘뉴스공장’에서 대선 후보자 네 명의 발화를 분석해 보완할 점들을 이야기해 주었는데, 유독 윤석열 후보와 관련된 내용에서 하지 않은 발언이 출처도 없이 따옴표를 달고 나갔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뉴스공장에서) 윤석열 후보의 경우 공적 말하기 훈련이 부족하다고 말했는데 따옴표를 달고 나간 말은 내가 윤 후보가 스피치를 잘한다고 평가했다고 되어 있다”고 했으며 “‘뉴스공장’에서 윤 후보가 ‘어떤’처럼 구체성이 떨어지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특징이니 보완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기사에는 완전히 반대로 내가 윤 후보자의 말에 대해 ‘구체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크게 줄인 게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고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게다가 출처가 없어서 마치 내가 자신들과 인터뷰를 한 내용인 것처럼 읽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에 따르면 이후 해당 기자에게 전화와 문자로 항의했으나 답이 없었고, 중앙선데이측은 법적 대응을 예고한 뒤에야 연락이 와 “의도는 없었고 마감에 쫓겨 취지를 오해했다”고 밝혔다. 중앙선데이는 29일 오후 신 교수가 문제 제기한 대목을 온라인판에서 모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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