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토론 불참에 KBS 시청자위원회에서도 “시청자들을 무시하거나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26일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박성우 시청자위원(우송대 글로벌미디어영상학과 교수)은 지난 20일 회의에서 “KBS의 심층 대담 코너가 각 프로그램별로 꽤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왜 (윤석열 후보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장원 KBS통합뉴스룸 국장은 지난해 11월 하순 각 대선 후보에게 신년 라이브 인터뷰를 제안했고, 윤석열 후보는 12월 하순경 출연을 확정했지만 1월3일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내 상황을 이유로 사과했고 일정을 제기한 뒤에 이른 시일 안에 출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렇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출연이 어렵다고 답이 왔다”는 설명이다.

임 국장은 “유권자의 알 권리, 공영방송의 책무, 국민에 대한 약속, 타 후보와의 형평성 등을 들어 이틀에 한 번 꼴로 계속 약속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후에도 2월 초에 필요하다면 모든 후보를 다시 한번 모셔서 제2의 릴레이 인터뷰를 할 수 있다, 응하시겠냐고 해도 일정상 안 된다는 취지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며 “저희로서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후보의 출연을 강제할 수단이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박 위원은 이날 “일방적인 ‘방송 펑크’라면 강한 경고를 하고자 하는 말을 속기록에 꼭 남겨주면 감사하겠다”면서 “이것은 시청자위원이 보기에는 KBS 시청자들을 다소 무시하거나 우롱하는 처사로 보일 수 있고, 그만큼 기다렸던 정책 검증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데에 따른 분명한 대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KBS 이사회에서 대선 방송·보도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시청자위원회 권한이 실질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은 “KBS 이사회에서도 대선 보도를 가지고 이사회 이사들과 경영진 간에 논의가 있었고 그것이 기사화됐는데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사장님과 보도본부장님이 이사회에서 답변하고 (이사들이) 현안에 대해 바로 질의를 하는 반면에 시청자를 대표하는 시청자위원회는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지는 대선 국면에서도 여전히 지난달에 대한 내용을 3주 전에 질의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이렇게 마치 고장난 라디오가 반복되듯이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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