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KBS 기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가운데, 고인의 유족이 지난 26일 오후 KBS 노사 대표를 각각 만나 죽음에 직무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와 협조를 요청했다.

KBS 노사 이야기를 종합하면, A 기자의 배우자와 처남 등 유가족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KBS 사옥을 찾아 KBS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A 기자는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이었다.

유가족들은 노조와의 만남 후 KBS 사장실에서 김의철 사장, 손관수 보도본부장 등을 1시간여 면담했고 보도본부로 이동해 고인의 유품을 정리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KBS
▲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사옥 ⓒKBS

언론노조 KBS본부는 27일 사내 구성원에게 전한 공지를 통해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 조합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드렸다”며 “조합의 단결된 힘으로 회사 측에 유가족 요구를 관철시키고, 객관적 진상조사도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유가족들도 노조가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규명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내 구성원에게 전한 공지에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 고인의 산재처리를 위한 외부 독립기관을 통한 동료·구성원 인터뷰 지원, 회사 측의 유가족 지원 전담 창구 개설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관철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의철 사장도 27일 임원회의에서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게 회사 차원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고, (유족으로부터) 회사 움직임이 느리다는 비판도 받았다”며 “회사 직무가 고인 죽음에 영향이 있는지 유가족들의 조사 요청이 있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며 관련 부서의 성실한 협조 등을 요청했다.

KBS 내 또 다른 노조인 KBS노동조합도 26일 성명을 통해 “KBS가 유족들의 간절한 호소에 최대한 귀 기울여 성심성의껏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안타까운 생명에 대해 부디 억울한 일이 없도록 KBS노동조합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1년차 기자인 A 기자는 지난 18일 유명을 달리했다. 온라인 경제매체에서 근무하다가 2015년 KBS 경력 기자로 입사한 그는 최근까지 KBS 디지털부서에서 뉴스를 제작했다. 그는 생전 주변 동료들에게 KBS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