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페이스북 게시글 내용을 그대로 전한 언론 보도에 잇따라 ‘주의’ 결정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21일 홈페이지에 올린 심의 결과에 따르면 조선비즈의  ‘원희룡, 김문기 사망에 “조사 여파... 이재명측이 ‘아들이슈’로 민정수석 날린 듯”‘ 기사에 ’주의‘ 조치했다. 해당 심의는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해당 보도가 “특정 정당 관계자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인용한 보도라고 할지라도, 선거에 있어 중요 이슈로 부각된 사안에 대하여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의혹제기 주장을 사실확인을 위한 충분한 취재·검증이 없거나, 상반된 견해나 당사자의 반론없이 보도한 것”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거 시기 유권자를 오도하거나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가 '주의'조치한 조선비즈 기사
▲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가 '주의'조치한 조선비즈 기사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인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이 숨지자 “연쇄적인 죽음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의문시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희룡 본부장은 “대장동 관련자들이 ‘윗선을 보호하기 위해 죽음을 서약한 바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며 “미국에 가 있던 남욱이 서둘러 귀국해서 구속된 것도 죽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그냥 무시하기에는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진국 민정수석 나름 원칙대로 강하게 진상 파헤치려 했던 여파인 듯하다”며 “그 와중에 이재명 후보쪽에서 김진국 수석 아들 이슈를 터뜨려 김 수석을 날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정치인과 유명인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보도한 굿모닝충청 기사 2건에도 각각 ‘주의’ 결정했다. 이 심의는 국민의힘이 제기했다.

▲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주의' 조치한 굿모닝충청 기사 갈무리
▲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주의' 조치한 굿모닝충청 기사 갈무리

굿모닝충청의 경우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인용한 ‘레임덕 빠진 윤석열, 지리멸렬한 국민의힘... 그리고 부나방’ 기사와 김주대 시인의 발언을 인용한 ‘“윤석열 선대위 해산, 국민이 1차 승리한 것”’ 기사가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이들 기사 제재 사유에 관해 “특정 정치인 및 인플루언서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한 보도이긴하나, 특정 후보자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하면서 감정과 편견이 개입된 표현을 통해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상반된 견해나 반응을 균형있게 다루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인용한 언론 보도에 대거 심의 조치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은 과도하다고 지적하지만,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지나치게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한 의혹 제기를 반론 없이 ‘따옴표’로 전한 보도에 적극 심의하고 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 관계자는 “일방적 주장을 반론 없이 전한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보다는 감정과 편견이 개입된 표현이 더 문제가 된다”며 “논객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고 언론은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지만 인용할 때 감정과 편견이 들어간 주장을 여과 없이 따옴표로 내보내면 문제라는 인식이 위원들 사이에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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