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의 안귀령 앵커가 진행하는 리포트에선 경제 유튜브 ‘삼프로TV’에 대선후보들이 출연한 이야기를 다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삼프로TV에 출연한 영상을 각각 보여준 뒤 안 앵커는 “전문용어까지 사용하며 경제 관련 식견을 뽐냈던 이 후보에 비해 윤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이나 대안 대신 두루뭉술한 답변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윤 후보가 삼프로TV에서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영상을 배치했고, 김종인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이 ‘윤 후보가 준비가 안 됐으며 삼프로TV에 나가는지도 몰랐다’고 한 발언과 윤 후보가 ‘삼프로TV가 어떤 곳인지도 몰랐다’고 한 발언을 차례로 소개했다. 

이어 안 앵커는 “오늘(1월6일) 오후 6시 기준 이재명 후보 영상이 600만명 조회수를 넘긴 가운데 후보 스스로도 ‘나라를 구한 삼프로TV’라고 말했다”며 윤 후보편 319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편 130만, 심상정 정의당 후보편 45만회라며 조회수를 비교했다. 

삼프로TV 출연에 대해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비해 대체로 좋은 평을 받았기에 이 후보에게 유리한 리포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삼프로TV 출연이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화제가 됐기 때문에 보도전문채널 YTN에서 충분히 아이템을 다룰 수 있다. 다만 안 앵커의 진행하는 리포트가 주로 야당이나 야당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면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 지난 6일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앵커 리포트를 하고 있는 안귀령 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사진=YTN 갈무리
▲ 지난 6일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앵커 리포트를 하고 있는 안귀령 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사진=YTN 갈무리

 

국민의힘은 여러 차례 안 앵커의 리포트를 대상으로 비판 입장을 냈다. 

지난해 11월3일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같은해 10월4일부터 29일까지 20일간 뉴있저 방송을 모니터링했다. 안 앵커 리포트를 보면 2일을 제외한 18일동안 국민의힘이나 윤 후보 관련 이슈를 비판적으로 다뤘다. 주제만 봐도 윤 후보와 야당을 비판하거나 여권을 두둔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앞서 지난해 8월20일에도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7월19일부터 8월13일까지 안 앵커의 리포트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19일 중 정치이슈를 다룬 게 18일이었고, 국민의힘이나 범보수진영 비판 내용이 15회로 80%에 달했다.

이중 “윤석열 ‘인청공항 방문’ 입장 번복 등 캠프 내 소통 문제 심각”(7월19일), “윤석열 ‘대구 민란’, ‘120시간’ 발언 논란”(7월20일) 등 윤 후보에 대한 내용이 일곱번, “김건희 ‘전시 이력’ 거짓 기재 의혹 및 대기업 협찬 논란”(7월22일) 등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내용이 세번이었다. 민주당이나 여권 소식을 다룬 리포트는 두 번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변상욱 앵커는 주로 언론의 문제점을 들어 보수 진영을 우회 공격하는 ‘아웃복서’라면, 의외로 안귀령 앵커가 국민의힘을 대놓고 헐뜯는 ‘인파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안귀령 앵커 스스로의 작품이라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선전·선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격미달, 당장 퇴출돼야 마땅하고 반면 제작진이 주도하고 안 앵커는 단지 ‘대신 읽어주는’ 역할에 불과하다면, 외부인인 변상욱 앵커 대신 내부 직원인 여성 앵커를 소총수 아니, ‘적진 총알받이’로 내세우는 비겁한 행태를 중단할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했다. 

안 앵커가 비정규직 앵커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얄궂은 성명이다. 손석희, 신동욱 앵커와 같이 보도 책임자이면서 앵커였다면 ‘앵커 리포트’가 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안 앵커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뉴있저를 진행하는 변상욱 앵커는 1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역할분담이 돼 있는데 난 그늘진 곳이나 구조적인 문제, 미디어비평과 언론보도 팩트체크, 사회·역사를 망라하면서 저널리즘을 통해 넓게 보는 역할을 했고 안 앵커는 핫이슈를 다루는 역할을 했다”며 “안 앵커가 민주당 편을 들다가 건너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제작진들과 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YTN ‘뉴있저’ 변상욱 앵커 “언론과 정치권 경계 허물어져”]

국민의힘은 이외에도 뉴있저 방송에 대해 지난 12일, 지난해 9월8일, 지난해 8월25일 등 세차례 추가로 입장을 내며 뉴있저가 편향됐다고 비판했다.

당시로선 제1야당이 직접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성명을 낸 것에 대해 ‘언론탄압’, ‘보도 자율성 침해’ 등의 비판이 가능했다. 그러나 안 앵커가 이재명 선대위로 직행하면서 국민의힘의 우려가 단지 기우로 그치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19일 안 앵커에게 네 가지를 질의했다. 

△국민의힘 측이 제시한 통계를 보면 7~8월은 약 80%, 10월은 90% 국민의힘 비판 내용이었는데 편향됐다는 비판에 대한 입장 △18일 안 앵커가 “회의를 거쳤고, 팀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 아이템 선정했기 때문에 개인 성향이 있더라도 뉴스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안귀령의 앵커 리포트의 소재나 내용은 안 앵커가 결정하는지 여부 △YTN노조에서 “자기부정”, “옛 동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 △비정규직으로서 방송계에 개선할 점과 정치권에서 하고 싶은 역할 등이었다.  

안 앵커는 이날 오전 미디어오늘에 문자메시지로 “회의 중이라 끝나고 전화드리겠다”고 답했다가 이날 오후에는 “계속 회의가 있어 전화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어제(18일) 했던 답변으로 갈음해달라”고 답했다. 그는 “당장은 선대위 내부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며 “다음에 기회될 때 찾아뵙겠다”고 했다. 

안 앵커는 지난 18일 선대위 대변인에 합류하면서 기자들에게 “저는 단 한번도 뉴스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개인적 목적을 가진 적이 없었다”며 “대부분 뉴스가 그렇듯 저희도 회의를 거쳤고 많은 구성원들의, 팀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서 아이템 선정했기 때문에 개인적 성향이 제가 있더라도 뉴스에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 앵커는 “저도 그랬지만 YTN 구성원 모두가 공정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혹 제기는 폄훼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10월치 앵커 리포트 현황. 자료=국민의힘 미디어국
▲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10월치 앵커 리포트 현황. 자료=국민의힘 미디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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