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19일 아침신문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에도 HDC현산을 향한 비판 여론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자 한국일보 3면에 실린 HDC현대산업개발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19일 자 한국일보 3면에 실린 HDC현대산업개발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 사진=한국일보 갈무리

이날 9개 주요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광고란에는 HDC현산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이 실렸다.

매체별로 살펴보면 종합지에서는 경향신문·국민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가 1면에 HDC현산 사과문을 실었다. 동아일보·조선일보·한겨레·한국일보는 3면에, 중앙일보는 4면에 사과문을 실었다. 

유력 경제지 8곳(매일경제·머니투데이·서울경제·아시아경제·이데일리·파이낸셜뉴스·한국경제·헤럴드경제)은 모두 1면에 사과문을 담았다.

HDC현산 임직원들은 사과문을 통해 “화정동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실종된 분들과 사망하신 분, 고통받고 계신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HDC현산은 무엇보다 실종된 분들을 조속히 찾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구조와 사고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화정동 아파트는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HDC현산 측은 정몽규 회장 사과가 있었지만 임직원들 뜻을 전하기 위해 이 같은 사과문 게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 17일 회장직 사퇴를 선언하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과는 사과인 만큼 별다른 의미부여할 것은 없다”며 “진심을 전하자는 취지에서 임직원들이 사과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져내렸다. 사진은 사고 현장의 모습. ⓒ 연합뉴스

정 회장과 임직원 사과에 HDC현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잠재워질지는 미지수다. 광주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HDC현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HDC현산 경영진을 공개 비판했다. 앞으로 광주시가 추진하는 공공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학동 참사 시민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 역시 안전은 도외시한 채 이윤만을 좇아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무리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고는 본질적으로 학동 참사가 되풀이된 것”이라며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에서 떠나라”라고 했다.

수도권 재건축 추진 일부 단지들에서 HDC현산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단지가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아파트의 새 이름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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