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로 신뢰하는 언론사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젊은 세대일수록 네이버와 유튜브를 주요한 ‘언론’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내놓은 ‘2021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매체사를 물어본 결과 공영방송 KBS가 27.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뒤를 이어 포털사이트 네이버(17.3%), MBC(11.5%), YTN(9.8%), JTBC(7.0%) 순이었다. 전년 대비 네이버는 4.5%p, 유튜브는 1.9%p 상승했다. 

영향력 인식은 세대별 차이가 뚜렷했다. 20대는 네이버 34.4%, KBS 12.7%, JTBC 9.9%, 유튜브 7.9%, YTN 7.7% 순이었다. 네이버와 유튜브가 순위권을 차지하며 KBS가 하락하고 JTBC가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60대 이상의 경우 KBS가 48.4%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였고, 뒤를 이어 MBC 13.2%, TV조선 7.6% 순이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 그래픽=안혜나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매체사를 물어본 결과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KBS가 23.0%로 가장 높았고, 이어 네이버(12.6%), MBC(12.4%), YTN(11.4%), JTBC(9.1%) 순이었다. 그러나 20대의 경우 네이버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았고 JTBC가 12.1%로 2위였다. KBS는 10.1%로 3위였고, YTN이 9.5%, MBC가 7.5%였다. TV조선을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1.8%였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KBS가 43.7%로 압도적인 신뢰도를 보였다. MBC가 13.2%로 2위, TV조선이 10%로 3위에 올랐다. 이어 YTN 8.5%, SBS 5% 순이었다. 네이버라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유튜브라는 응답도 0.5%에 그쳐 20대(5%)와 10배 차이를 보였다.

매체별로 보면 TV조선을 신뢰한다는 응답률은 30대에서 1%로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에서 10%로 가장 높았다. JTBC는 30대에서 신뢰한다는 응답률이 14.8%로 가장 높았고, 조선일보는 50대에서 4.7%로 가장 높았다. MBC는 40대에서 15.4%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경향성을 감안하면 시대가 흐를수록 네이버와 유튜브 같은 플랫폼을 ‘언론’으로 인식하고 신뢰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KBS와 MBC 같은 소위 레거시미디어의 영향력과 신뢰도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KBS의 경우 공영방송임에도 20대에서 JTBC보다 낮은 신뢰도를 보인 대목에 대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네이버와 KBS 로고.
▲네이버와 KBS 로고.

이번 조사에서 뉴스 미디어 유형별 신뢰도는 5점 만점 기준으로 텔레비전이 3.74점으로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인터넷 포털 3.50점, 종이신문 3.37점, 라디오 3.27점 순이었다. 포털이 종이신문을 앞서고 있는 장면은 더는 새롭지 않다. 종이신문 신뢰도는 20대에서 3.27로 가장 낮았고, 60대 이상에서 3.46으로 가장 높았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 20대에서 3.12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에서 2.79로 가장 낮았다. 플랫폼에 대한 세대 간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뉴스‧시사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는 텔레비전(53.9%)과 인터넷 포털(35.9%)이 가장 많았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도 전년 대비 2.8%에서 5.0%로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포털을 주 이용 경로로 응답한 비율이 75.8%에서 70.2%로 감소했지만 영상 매체(텔레비전+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를 주 이용 경로로 응답한 비율은 13.7%에서 20.6%로 높아졌다. 

뉴스수용자들은 ‘정확한 정보 제공’(4.22점)을 가장 중요한 언론의 역할로 인식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사회적 약자 대변’(4.19점), ‘정부‧공인에 대한 비판 및 감시’(4.17점)를 언론의 중요 역할로 꼽았다. 하지만 언론의 역할별 수행 정도를 평가한 대목에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3.40점), ‘정부·공인에 대한 비판 및 감시’(3.21점) 등을 비롯해 모든 역할에 대해서 중요도 대비 수행 정도가 낮게 나타났다. 특히 ‘사회적 약자 대변’은 3.20점으로 기대와 현실의 괴리가 가장 컸다.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인의 신뢰도는 3.04점(5점 만점)으로 나타나 연예인(2.90점)보다는 높고 법조인(3.08점)보다는 낮았다.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3.23점이다. 언론이 ‘전문적이다’에는 57.2%, ‘활동이 자유롭다’에는 64.4%가 동의했다. 반면 언론보도를 ‘신뢰할 수 있다’에는 41.8%, ‘정확하다’에는 40.5%, ‘공정하다’에는 36.5%만 동의했다. 

19세 이상 국민 501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31일부터 7월11일까지 이뤄진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1.4%p다. ㈜칸타코리아가 태블릿PC를 이용해 대면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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