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 1년을 넘긴 주용중 조선일보 편집국장이 지난 11일 조선일보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조선닷컴(디지털) 전략을 이달 말쯤 완성해 공유하려 한다. 획기적으로 로그인 회원수와 앱 활용자를 늘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안을 집중하려고 한다. ‘온리 콘텐츠’도 늘려야 하고 회원들에 대한 각종 우대 혜택도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박국희)이 발행한 ‘조선노보’를 보면 주용중 국장은 편집국장실에서 진행된 박국희 노조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김덕한 편집국 기획부장도 배석했다.

▲주용중 조선일보 신임 편집국장이 2020년 12월28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본사 3층 편집국장실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은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주용중 조선일보 신임 편집국장이 2020년 12월28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 본사 3층 편집국장실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은 모습. 사진=김도연 기자.

지난해 조선일보 편집국은 디지털화를 위해 각종 변화를 시도했다. 디지털TF와 에버그린콘텐츠부를 만들고, 온라인 이슈 대응에 주력하는 자회사인 ‘조선NS(News Service)’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유료 구독’으로 나아가기 위해 ‘로그인 월’(조선닷컴에서 기사 10개를 보고 11개째를 클릭하면 로그인 페이지 창으로 전환)을 적용해 조선닷컴 로그인 독자를 모집하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공하면서 조선일보 앱 로그인 독자 모집에 나섰다.

디지털 영역 확대에 초점을 맞춘 지난 1년에 대해 주 국장은 “2021년을 ‘디지털 구독의 원년’으로 삼고자 했었는데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디딤돌은 놓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한 뒤 “사보에도 나왔지만 (조선닷컴·모바일 앱 업그레이드, 서학개미봇·오디오 칼럼 등 조선닷컴 ‘온리(only) 상품’ 개발, 디지털 구독자 증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조선NS’도 출범했다. 조선일보 앱과 조선닷컴 로그인 숫자도 늘어났다”고 했다.

‘재테크, 부동산, 헬스, 음식’ 등 뉴욕타임스의 ‘에버그린 콘텐츠’처럼 독자들이 항상 찾는 콘텐츠 강화를 주문해온 주 국장은 “아직은 부족하다. 뉴욕타임스는 교육·북(BOOK)·건강 등의 분야에도 독자가 많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인력 투여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알다시피 신문도 잘 만들어야 하고, NS가 출범했지만 일선 부서도 디지털에 신경을 써야 하고, 에버그린 콘텐츠에 강조점을 뒀지만 팀원도 3~4명밖에 안 된다. 에버그린콘텐츠 강화의 방향은 맞지만 아직은 부족한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올해는 관련 사업 모델의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2020년 12월 취임한 주 국장은 같은 달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불특정 다수가 아닌 돈을 내고서라도 우리 콘텐츠를 기꺼이 소비할 수 있는 이들을 겨냥해야 한다. 에버그린콘텐츠부를 신설했는데, 이 역시 독자들이 항상 찾는 콘텐츠를 기획해 새 독자층 유입을 높여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조선일보.

‘여전히 지면에만 과하게 에너지를 쏟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주 국장은 “현실과 이상을 조화해야 한다. 닷컴 비중이 커지겠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수익은 아직 지면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균형을 유지하면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강화를 위해 지면 편집 인력을 디지털로 ‘돌려막기’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디지털 편집에도 강조점이 생기면서 편집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고, 관련 인력이 필요해지니까 회사와도 상의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사내 ‘MZ세대’와의 소통에 대해 주 국장은 “과거 ‘주니어 보드’ 같은 것도 있었지만 위에서 ‘이런 제도를 해보자’하는 것보다는 노조라든지 낮은 기수들이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라고 요구하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국장실이 투명 유리창이지만 소통 문화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에 주 국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부분이다. 접촉이 너무 적다고 불만 있는 기자도 있고, 너무 회사에 자주 들어온다고 불만하는 사람도 있다. 열심히 듣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에서 80년생 부장이 나왔다는 소식에 “큰 실험이다.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IT산업 등 타 업계와 신문 업계는 차별성이 있다. 사회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팩트를 요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떤 가치관을 갖고 균형 있게 다루느냐는 상당히 스킬이 필요한 부분이다. 외국을 봐도 능력 있고 전문성이 있으면 끝까지 일을 한다. 나이를 떠나서 능력대로 일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관리직을 꼭 나이든 사람이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 조직의 정반합이랄지 효율성을 높이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 국장은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사장이 신년사에서 향후 10년간 1000억원을 디지털 분야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콘텐츠 아이디어나 사업 같은 건 얼마든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만 효율적으로 선택해서 많은 독자들이 우리 고유의 콘텐츠를 와서 보고 이를 구독률로 연결할 수 있는 모델들을 얼마나 개발하느냐의 문제인데, 워낙 IT 산업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곳과 우리가 연계해서 할 수도 있다. 유튜브도 회사와 50대50으로 성과를 나누고 있는데 그런 분야에서 개인 역량을 발휘한다면 많은 보상이 뒤따를 수 있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나갈 테니까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얘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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