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설 전에 지상파방송에서 양자 TV토론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자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언론통제이자 알권리 침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전날 양자 TV토론 합의 소식을 들어 “TV토론 방송사도, 토론 주제도 두 후보가 마음대로 정하겠다는 것으로 사상 초유의 토론 담합이자 언론 통제”라며 “한 마디로 시험보는 학생이 시험문제를 본인들이 결정하겠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심각히 훼손하는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TV토론 담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양당이 두 후보의 의혹 검증을 위한 특검도 서로 핑계와 남탓만 하다 무산시킨 점을 들어 “TV토론 담합을 했지만 결국 토론방식과 토론 주제를 놓고 정쟁만 일삼다가 무산시키려는 것은 아닌 지 의구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의 사법적 의혹 검증과 국정운영능력 검증을 피할 목적이 아니라면, 정정당당하게 TV토론에 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장혜영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정 선거 기준(직전 선거 3% 이상 득표했거나 국회 5석 이상 보유)에도 명확히 토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며 “이런 법적 기준을 뛰어넘어 국민들의 기본적인 알권리를 이렇게 침해하는 방식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울분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있는 쪽에서 더 한다고 아예 약자들의 목소리를 소거하겠다고 합의했다고 발표하는 것은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뭐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정말 환멸이 난다”며 “반장 선거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성토했다.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쇼 갈무리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1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쇼 갈무리

국민의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대선이 6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이 만들어 주신 3자 구도를 양자구도로 바꾸려는 인위적인 정치거래가 이루어졌다”며 “이는 거대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중차대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어떻게 두 자릿수 지지율의 대선후보를 배제하고 토론회가 개최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특별한 사유도 명분도 없는 거대양당의 일방적 횡포”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거대양당의 정치담합 행위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양자토론을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와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는 지난 13일 오후 양자 TV토론을 설 전에 시작하고, 지상파 방송에 합동 초청토론 주관을 요청해 진행한다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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