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탄압을 받던 사람’ ‘죽을 뻔했다’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상임선거대책위원장)의 발언에 당내 곳곳에서 비판이 나온다.

당내 온건파이자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가끔 사고치는 친구, 불안해”라고 비판했고, 당사자인 이재명 후보도 “지나쳤다, (선을) 약간 넘었다”고 우려했다.

송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와 통합 발언의 진의를 묻는 권순표 진행자의 질의에 “안철수 후보가 무조건 정권교체 이야기를 하는데 민주당 대표도 송영길로 바뀌었고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에요. 아시죠”라며 “거의 기소 되어서 죽을 뻔했잖아요”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 후보가) 장관을 했습니까, 국회의원을 했습니까”라고도 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닌데 정권 교체라는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향해 안철수 후보가 주장하는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은 평생 검사만 하던 윤석열 후보하고는 같이 접점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검찰 기소로 재판받으며 정치 생명이 끝날 위기에 처했던 적은 있으나 그것이 모두 문재인 정부의 탄압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론이 제기됐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점을 의식해 현정부와 무리하게 거리를 두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밤 페이스북에 송 대표 주장에 “아연실색”이라며 “내부를 분열시키는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이 특정 누구를 탄압하는 성정이 아니다. 본인이 힘들어도 전체를 위해 참고 견딘다”며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12일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니, 도대체 이런 왜곡이 어디있나”라며 “지난 10월에도 ‘이재명도 정권교체’라는 말로 씁쓸함을 안겼던 당대표가 이번에는 대놓고 정치탄압을 운운하다니, 이건 당대표로서 갈 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를 분리시켜야 표가 된다는 잘못된 판단, 민주당을 친문 비문으로 가르는 분열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송 대표는 발언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이재명 후보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 갈무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이재명 후보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 갈무리

당내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3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원래 송영길 대표가 좀 가끔 사고를 치는 친구 아니냐, 불안한 친구지”라며 “나중에 검찰에 의해 탄압당했다는 얘기를 빠뜨려서 저렇게 (말하게) 됐다고는 하지만 선거를 얼마 앞둔 이런 시점에서 당대표가 말 한마디 하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하라고 하는데 한 번 생각도 안 해 보고 지르는 친구들 아니냐. 그러니까 좀 불안하다”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이재명 후보도 12일 오후 경총 방문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송 대표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검찰 수사권 남용 얘기하다가 약간 지나치신 것 같다”며 “약간 넘은 것 같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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