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장남 이아무개씨가 2019~2020년 상습 도박을 했다는 조선일보의 의혹보도에 이 후보가 이를 시인하고 곧바로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16일자 5면 기사 ‘[단독] 이재명 장남, 상습 불법도박… “500만원 땄다” 글 남기기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이모(29)씨가 2019~2020년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이 15일 제기됐다”며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2019년 1월~2020년 7월 ‘이기고싶다’라는 닉네임(사용자명)을 가진 사람이 쓴 200여 개의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씨로 추정되는 ‘이기고싶다’는 2019년 1월부터 해당 사이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올린 글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기고싶다’가 2019년 7월 ‘인턴 4개월 차 지각했다. 지X하면 그냥 이번 달까지 한다고 하고 때려치워야겠다’라고 썼는데 실제 당시 이씨는 모 금융사의 인턴으로 근무한 지 4개월 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며 “그는 자신을 ‘SKY 경영대 출신’이라고 썼는데 이씨는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했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이기고싶다’가 2019년 8월 “사이버 고연전 대표로 나가는데 쪽팔리지만 재미있긴 하다”고 적었는데, 실제로 한 달 뒤 이씨는 ‘2019 사이버 고연전’ 대회에서 고려대 대표로 게임 스타크래프트 경기에 출전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기고싶다’가 게시글을 통해 해외 포커 사이트의 칩(게임 머니)을 거래하자는 글을 올렸는데 이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1400만원 정도였으며 한 번에 최대 500개의 칩(70만원 상당)을 사겠다는 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조선일보는 썼다. 조선일보는 이 밖에도 ‘이기고싶다’가 2019년 5월 서울 신촌에 있는 불법 도박장을 방문했다는 게시글도 올렸고, 같은 해 6월에는 경기도 분당에 있는 도박장을 시작으로 열흘에 걸쳐 ‘오프(도박장) 후기’를 시리즈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닉네임의 소유자가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했고, 포커 외에도 금액 제한이 없는 불법 ‘파워볼’ 홀짝 게임에서 500만원을 잃었다는 내용의 게시글도 올리면서 스스로를 ‘도박 중독자’ ‘도박꾼’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포항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에서 상인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포항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에서 상인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일보는 이씨가 해명을 요청하자 “아버지나 캠프에 연락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이 후보 캠프 측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이 후보의 입장을 올려 사죄했다. 이재명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출입기자 소통을 위한 SNS메신저와 민주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 ‘아들의 잘못에 대하여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에서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는다”고 시인했다.

이 후보는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라며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는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고,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한다”며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주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2021년 12월16일자 5면
▲조선일보 2021년 12월16일자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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