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위 3차 회의에 ‘손혜원’이란 이름이 등장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손혜원 전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2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며 관련 의혹을 단독 보도했던 SBS를 가리켜 “투기로 낙인찍어 한 사람의 인격을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비공개 개발 계획을 입수해 부동산을 샀다는 핵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지만 (언론은) 스스로의 잘못을 되돌아보지 않고 있다”며 ‘목포 투기 의혹 손혜원, 2심에서도 유죄…벌금 1000만 원’이란 제목을 뽑은 SBS를 비판했다. 

앞서 SBS는 2019년 1월15일 메인뉴스에서 “문화재청을 감사하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재 지정 결정 이전에 가족과 보좌관 등 주변 인물에게 건물을 사들이게 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손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2018년 8월에 (문화재로) 지정될 줄 알고 어떻게 1년 반 전에 거기다가 집을 사느냐”고 반문하며 투기 의혹을 일축했지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 1월 SBS 보도화면 갈무리.
▲2019년 1월 SBS 보도화면 갈무리.

손 전 의원은 지난 25일 2심 판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일부 언론의 공작으로 야기된 투기꾼 누명에서 벗어나는 데에 이렇게 오랜 세월이 소모되었다”고 심경을 밝힌 뒤 “언론과 검찰에 짓밟힌 제 인생을 되돌려 주신 항소심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핵심은 제가 직무수행 중 얻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 여부였는데 이 점에 대해 저의 주장이 오늘 법원에 받아들여져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9년 1월15일부터 1월22일까지 네이버에서 ‘손혜원 의혹’ 검색 결과로 나온 기사만 1만1612건이었다. 조선일보가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손혜원 타운’이라는 표현을 제목에 사용해 ‘손혜원 랜드’ 같은 파생어까지 발생시키며 (언론이) 사안을 의도적으로 확대 시켰다. ‘아방궁’, ‘논두렁 시계’ 보도처럼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들만 인용해서 뉴스라는 이름으로 비수를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열람차단청구권이 아니더라도 손혜원 의원 사례에서 보듯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히는 언론 보도에 대해 신속하게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BS “손 전 의원, 비밀자료 미리 받은 건 맞지만…”

SBS는 지난 25일자 메인뉴스에서 ‘목포 부동산 의혹 손혜원, 2심서 벌금 1000만 원’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재판부는 손 전 의원이 개발 계획이 담긴 비밀자료를 미리 받은 건 맞지만, 그 자료만을 이용해 부동산을 산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MBC 메인뉴스 리포트 제목은 ‘목포 투기 의혹 손혜원 2심서 무죄…차명 거래만 벌금형’이었고, KBS 메인뉴스 리포트는 ‘목포 부동산 매입 손혜원, 핵심 쟁점 2심 무죄’였다. KBS와 MBC가 ‘무죄’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뽑은 반면, SBS는 ‘벌금’을 강조한 점이 차이다. 

▲지난 25일 SBS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25일 SBS 보도화면 갈무리.

SBS는 이날 리포트에서 “검찰은 손 전 의원이 공직자로서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했다며 재판에 넘겼는데, 2심에서는 이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무죄로 뒤바뀌면서 1심보다 양형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2심 재판부는 손 전 의원이 이전부터 지역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매수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으로 봤다. 기밀자료를 입수했기 때문에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자료 입수 전에 세 건의 부동산 매입이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고 설명하며 “같은 사실관계를 놓고 두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 보도했다. 

손혜원 전 의원은 지난 2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SBS에는 이미 2019년 1월 민‧형사로 9명의 기자를 모두 고소했다. 이 고소 사건이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가 이번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지금 SBS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저를 다시 또 폄훼하고 제게 뭔가를 씌우기 위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