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TBS 예산을 30% 삭감하는 안을 내 논란이 된 가운데 TBS 이강택 대표와 백미숙 시청자위원장이 TBS 사보를 통해 입장을 냈다.

29일 발행한 TBS 사보에 따르면 이강택 대표는 “시민사회·학계와 더불어 시민참여형 지역 공영방송의 바람직한 재정 확보 방안을 창의적으로 만들고 관련 여론을 확산해야 할 시점”이라며 “지금의 시련이 오히려 TBS의 숙원들을 제도적으로 이루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강택 대표는 구성원들을 향해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방송 제작에 최선을 다해온 여러분들에게 예산 삭감 소식이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이었을지, 갑자기 엄습한 위기가 얼마나 큰 상실감으로 느껴졌을지를 헤아려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 이강택 TBS 대표. 사진=TBS 제공
▲ 이강택 TBS 대표. 사진=TBS 제공

TBS가 서울시 재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재원 다각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이강택 대표는 “갖은 노력 끝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공감을 얻어냈지만 기득권 방송사들의 막판 견제가 너무 강했다”며 “제도들을 변경하고 광고 허용을 확보할 시간적 여유와 지렛대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TBS는 재단 설립 당시 라디오 상업광고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불가 결정을 낸 바 있다.

방통위는 2019년 12월26일 당시 tbs교통방송의 독립법인 변경을 허가하며 “6개 라디오방송사가 방통위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tbs교통방송에 상업광고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강택 대표는 “위기라는 말 속에는 ‘위험’뿐만이 아니라 ‘기회’도 동시에 존재한다”며 “TBS 예산 문제가 이토록 큰 뉴스가 되는 건 지난 몇 년간 TBS의 위상이 현격히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 예산 삭감 소식을 계기로 TBS의 재원 다각화 방안 마련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기 시작한 것도 TBS의 훌륭한 미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제 TBS 구성원들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 상업광고 허용에만 국한되어 있는 논의의 수준을 높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백미숙 TBS 시청자위원장은 “출연금 123억 원 삭감은 인건비, 행정, 송출비 등 고정비용을 제외하면 프로그램 제작비가 거의 없다는 의미”라며 “저희 위원회는 서울시가 대폭적인 예산 삭감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기 전에 TBS가 재정적으로 독립을 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미숙 시청자위원장은 TBS가 상업광고 허가를 요청했으나 거부된 사실을 지적한 뒤 “서울시민을 위해 만든 공영방송 TBS의 재원이 전적으로 상업광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누가 시장으로 선출되든 서울시 출연금은 공영방송의 기초 재원이 되어야 합니다. 이 토대 위에 TBS가 상업광고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방송으로서 자체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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