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결국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대장동개발 사업자인 화천대유의 불법로비 핵심인물들을 잇달아 부르는 등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주목된다.

그러나 검찰은 곽 전 의원과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을 비공개로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 남욱 변호사 등은 모두 검찰 출두 당시 기자들과 간략한 질의응답을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검찰은 원래 소환정보를 언론에 알리지 않아 공개소환 자체가 없는데, 기자들이 1층에서 피의자 등의 출두 시점에 맞춰 취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27일 오전 곽상도 전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이날 몇몇 언론사들이 곽 전 의원의 소환 조사 보도 내용을 두고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SNS메신저를 통해 “보도 사실과 다르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포함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를 맞자 김만배 전 부국장의 부탁으로 하나은행컨소시엄이 유지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YTN 등에 의하면 경쟁사였던 산업은행컨소시엄에 참여한 A사의 모회사였던 B사측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무산시키고 산업은행 컨소시엄에서 함께하자고 제안했고, 이때 김만배 전 부국장이 곽 전 의원에 부탁해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되지 않고 유지되도록 중재해줬다는 의혹이다. 곽 전 의원과 김만배 전 부국장, 김정태 회장은 성균관대 동문이다.

이 같은 내용을 조사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수사 중인 사건의 (조사대상자의) 혐의나 신분은 확인드리기가 어렵다”면서도 “조사관련, 여러건의 보도가 있었고 오보대응예정이 아니다”라고 밝혀 조사관련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곽 전 의원 측은 지난달 8일 법원이 곽 전 의원 아들 계좌 추징 보전에 대한 검찰의 청구를 인용한 전후로 언론에 배포한 입장에서 “곽상도 전 의원은 2015년 6월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재직 중으로 이때 대장동 사업 인허가는 직무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에도 이익금을 나누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전면 부인해왔다.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지난달 2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과 관련 지난달 2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곽상도 전 의원이 이날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출두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아 비공개 소환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YTN은 27일 뉴스에서 “곽 전 의원이 비공개로 출석해 언론 카메라에 모습이 포착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김만배 전 부국장이나 남욱 변호사 등은 검찰에 출석할 때 기자들과 간략히라도 대화를 나눠온 것과 대비된다.

곽 전 의원과 이날 함께 소환조사를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 등 대장동 로비의혹의 핵심인물은 기자들과 접촉할 기회 자체를 차단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에 검찰은 애초부터 공개소환 자체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27일 밤 미디어오늘의 SNS메신저 질의에 “사건관계인 소환에 관한 정보는 알려드리지 않고 있어 공개적인 소환은 없다”며 “다만, 언론사에서 중앙지검 1층 출입문에 계시면서 소환 대상자들을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곽상도 전 의원 검찰 출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속전속결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용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검찰은 박영수 전 특검과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로 화천대유 비리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곽 전 의원 소환에 “곽 전 의원은 김만배씨에게 대장동 이익금 일부를 요구했는지,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조사받은 후, 50억원이 흘러간 사실이 확인된 만큼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전망”이라면서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고 중요한 건 속전속결”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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