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젊은 층이 코로나19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 한국 언론 주목을 받았다.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기사가 나온 이후 유력 언론들은 관련 기사를 모두 받아썼다.

▲일본 청년 층이 겪고 있다는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마이니치신문의 기사. 돈을 지불해야만 해당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마이니치신문 갈무리
▲일본 청년 층이 겪고 있다는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마이니치신문의 기사. 돈을 지불해야만 해당 기사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마이니치신문 갈무리

다음은 관련 기사 제목과 매체(노출 시간순).

서울경제 : “목욕만 해도 피곤”··…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日 젊은 층

서울신문 : “피로감이 가시지 않아요”…日 2030세대 코로나 후유증 심각

중앙일보 : 목욕만 해도 지쳐 쓰러지는 日 여고생..…알고보니 코로나 후유증

MBN : “1년 넘게 어지러움 지속” 日 2030 코로나 후유증 심각

한국경제 : “목욕하다가 ‘픽’ 쓰러져”…日 젊은 세대 ‘코로나 후유증’

아시아경제 : “목욕만 해도 쓰러질 정도”…코로나 완치 후 더 심각한 후유증들

서울신문 : 日 코로나 급감 미스터리…급감 이유? “아무도 몰라”

머니투데이 : “목욕만 해도 쓰러져”…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후유증 겪는 사람들

조선일보 : “목욕만 해도 지쳐 쓰러져”…코로나 후유증 시달리는 日 2030

기사는 모두 유사한 내용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을 인용하며 코로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일본 청년 층 상황을 전했다.

정작 21일 보도된 마이니치신문의 첫 기사는 유료 기사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복붙형 기사’로 재생산됐다. 9개 기사 중 7개는 네이버 뉴스 구독란 메인에 올릴 수 있는 PICK으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외신 기사를 인용했지만 대다수 매체는 국제부가 아닌 디지털 대응, 온라인 담당 부서에서 해당 기사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유료 결제를 해야 볼 수 있는 일본 마이니치신문 기사를 확인도 없이 재인용 하기도 했다.

첫 보도 이후 해당 기사 받아쓴 A기자는 “타사에서 반응이 좋길래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고 전했다.

실제 온라인상 반응은 어떠했을까.

▲국내 언론들이 일본 마이니치신문 인용이라고 밝히며 받아쓴 기사 목록 일부.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국내 언론들이 일본 마이니치신문 인용이라고 밝히며 받아쓴 기사 목록 일부. 사진=네이버 뉴스 갈무리

다음은 네이버 기준 기사별 호응도와 댓글 수

서울경제 : 80 / 27

서울신문 : 48 / 36

중앙일보 : 228 / 85

MBN : 2 / 0

한국경제 : 84 / 31

아시아경제 : 1308 / 588

서울신문 : 35 / 48

머니투데이 : 27 / 15

조선일보 : 70 / 19

첫 기사는 서울경제에서 나왔지만 ‘제목 장사’ 과정이 이어졌고 뒤늦게 받아쓴 아시아경제가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일본에서는 유료로 구매해서 봐야 하는 하나의 콘텐츠가 국내에서는 이른바 ‘클릭 장사’를 위해 재생산된 것.

일각에서는 사실관계를 거치는 과정이 외신 인용 과정에서 더욱 쉽게 망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신 기사를 정보 전달보다 상업적 목적 차원에서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대표는 “상업적 목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주제라 생각하고 갖고 온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라면 일본 내에서의 입장이 무엇인지 추가 취재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이슈가 된 내용이더라도 추가 취재를 거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불안을 조장하는 기사가 될 수 있다”며 “외신 기사에서 유독 자주 보이는 행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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