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가 전직 부산대 총장 퇴임 전 조선일보에 인터뷰 기사를 싣기 위해 해당 신문사에 2420만 원의 홍보비를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주요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신문에 광고를 싣는 것이 아니라 총장 개인 업적을 알리기 위해 공적 재원인 홍보비로 기사 지면을 구매한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부산대 광고비 지출 내역’을 보면 부산대는 지난해 4월27일 “(중앙지) 기획특집 홍보(총장 인터뷰)” 명목으로 조선일보에 2420만 원을 집행했고, 지난해 3월30일 동아일보에 같은 명목으로 1947만 원을 집행했다. 

조선일보엔 지난해 4월23일 기사가 실렸다. 해당 지면에는 전호환 당시 부산대 총장 인터뷰 “18년 뒤엔 현재 대학 3분의 1이 없어져…살아남으려는 대학 ‘와세다大 개혁’ 도움될 듯”과 함께 하단에 부산대 관련 “양산캠퍼스 ‘의생명 특화단지’ 올해부터 조성 동남권 바이오헬스 혁신 클러스터로 발돋움”이란 기사가 실렸다. 인터뷰 기사는 전종환 총장이 최근 번역한 책과 그에 대한 생각, 과거 번역한 책까지 소개했다. 

▲ 지난해 4월 동아일보 부산대 총장 인터뷰(왼쪽)와 같은 달 조선일보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
▲ 지난해 4월 동아일보 부산대 총장 인터뷰(왼쪽)와 같은 달 조선일보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

동아일보에는 지난해 4월8일 전 총장 인터뷰 기사(“대학이 균형발전의 핵심…연구중심대학으로 국가경쟁력 키워야”)가 실렸다. 동아일보는 인터뷰 기사에서 “전 총장은 취임 후 구성원 간 소통을 최우선으로 대학을 이끌어 왔다”며 “‘준비된 총장’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고 평가했다. 

또 부산대는 지난해 5월8일 부산일보와 국제신문에 “대학홍보 신문광고 게재(총장 인터뷰)” 명목으로 각각 550만 원, 495만 원을 지급했다. 

부산일보에는 지난해 5월11일 “화합으로 대학 안정화…‘글로벌 대학 발돋움할 것’”이란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부산일보는 “정부와 국회를 설득하고 예산을 확보해 드디어 가장 큰 난제였던 효원문화회관 민간투자사업 계약해지 금액 등을 해결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공지능과 의생명 융합교육을 위해 정보의생명공학대학을 새로 설립하고 예산을 확보한 것도 그의 굵직한 성과”라고 했다. 

국제신문에는 지난해 5월6일 “국립대 이끌며 대학의 위기 실감…재정독립·개혁만이 살길”이란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가 나왔다. 역시 4년간의 소회, 번역한 책 소개 등 내용이 실렸다. 

▲ 지난해 5월 국제신문에 실린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위)와 같은 달 부산일보에 실린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
▲ 지난해 5월 국제신문에 실린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위)와 같은 달 부산일보에 실린 부산대 총장 인터뷰 기사.

전 총장은 같은 해 5월11일 퇴임했다. 퇴임을 앞둔 당시 총장의 인터뷰 기사를 싣기 위해 중앙일간지 두 곳과 부산 유력 일간지 두 곳에 총 5412만 원의 홍보비를 집행한 것이다. 해당 기사 어디에도 부산대 지원을 받아 작성했다는 내용의 공지는 없었다.  

부산대 측은 당시 인터뷰는 총장의 의지였다고 했다. 부산대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부산대가 국립대 중 맏형 역할을 하고 4년 임기 동안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당시 총장이) 퇴임을 앞두고 교육자로서 정부나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대가로 돈을 지급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부산대 관계자는 “대가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언론사에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언론사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선이나 동아 같은 중앙지는 한 면 내는 게 쉽지 않고, 지방지는 (이보다) 조금 저렴했던 것”이라며 “보통 중앙지들은 판매부수도 있고 하니까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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