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2년 미디어재단 TBS 출연금을 100억원 이상 삭감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TBS 구성원들이 공식 비판에 나섰다. TBS PD협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잔혹한 언론탄압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한국PD연합회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오 시장은 서울시장의 예산 편성권을 사유화하여 정치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비난을 자초하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TBS PD협회는 “TBS는 시장의 편에 서지 않았다. 시민의 충실한 감시자로 시정과 권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과거 서울시의 관영방송 형태로 시장의 마라톤 행사를 중계하거나, 연설방송을 그대로 내보내던 구태의 악습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는 언론기관으로서의 굳은 의지였다”고 밝힌 뒤 “그리고 취임 6개월 만에 시장이 TBS를 향해 보인 첫 행보는 TBS에 대한 출연금 전년대비 122억 삭감이었다”고 비판했다.

TBS PD협회는 “이대로라면 TBS에서 이뤄지는 모든 방송제작은 중단될 수 밖에 없다. TBS의 주 수입원인 95.1MHz TBS FM 채널은 법적으로 상업광고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타 방송사처럼 방송발전기금을 지원받을 수도 없다”고 밝힌 뒤 “오세훈 시장은 TBS가 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에서, 출연금마저 하루아침에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재원수단이 없는 공영방송의 목을 통째로 쥐겠다는 것”이라 비판했다. 

▲TBS.
▲TBS.

한국PD연합회 역시 같은 날 “이 황당한 방침을 즉시 철회하고 국민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PD연합회는 “오 시장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취임 초기부터 김어준의 출연료를 문제 삼으며 TBS에 대해 파상적인 정치공세를 펼쳐 온 그는, 최근 김어준의 ‘이재명 지지 발언’에 일부 야권 정치인들이 반발하자 이를 빌미로 다시 TBS 탄압의 칼을 뽑아 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PD연합회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방송심의제도, 그리고 벌점에 따른 방송사 재허가 제도에 호소하는 게 민주사회의 올바른 절차”라면서 “예산을 무기로 목을 조여서 방송사가 아예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상식과 원칙을 무시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PD연합회는 그러면서 “오 시장은 최근 한겨레신문이 자기 발언을 검증 보도하자 발끈해 광고 중단으로 응답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돈이면 뭐든지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건가”라고 되물은 뒤 “광고 중단은 역대 독재 정권이 언론을 길들이려고 사용해 온 전형적인 탄압 수단이다. 오 시장은 부당한 출연금 삭감 조치로 TBS의 편성을 파괴해 방송법을 위반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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