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같은 당 홍준표 후보의 미디어 공약에 공감을 표했다. 홍 후보 공약은 공영방송 민영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재벌과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TV토론 과정에서 윤 후보는 홍 후보의 구체적 미디어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단순하게 공감만 표한 것이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언론 기능 회복을 위한 경쟁의 장 마련과 경영 합리화를 위한 민영화에 동의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노컷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노컷뉴스

국민의힘은 25일 대전에서 충청권 합동 TV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홍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자신이 준비한 미디어 공약에 동의하는지 물었다.

홍 후보는 먼저 한국의 세계언론자유지수를 언급했다. 다만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70위까지 하락했던 수치는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 순위인 42위가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42위는 2021년 기준 아시아 1위이기도 하다.

홍 후보는 “우리나라 세계언론자유지수는 금년도 42위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에서는 언론중재법까지 만들어서 언론 자유를 탄압하려 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면 언론개혁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윤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윤 후보는 “언론도 서로 경쟁하게 만들겠다. 개별 기자에게 자유는 표현의 자유 부분”이라며 “언론 자유는 언론 기관의 자유와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언론 기관끼리도 서로 건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다소 모호한 답을 했다.

홍 후보는 이어 “방송 공·민영 체제를 개편해서 KBS 1TV와 EBS, 아리랑TV를 통합해 공영방송은 한 곳만 운영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를 완전히 독립된 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하겠다”며 공약을 설명했다.

이에 윤 후보는 “상당 부분 공감하고 동의한다”고 짧게 답했다. 홍 후보는 “감사하다”고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홍 후보는 전국언론노조 등 비판을 의식한 듯 “재벌에게 주는 민영화를 하겠는가”라며 “막는 장치를 해놓고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노컷뉴스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노컷뉴스

그러나 윤 후보가 구체적으로 홍 후보의 어떠한 공약을 지지하는지, 방법론적 차원에서 어떻게 공약을 실천해 가는 것이 옳은지 등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선 언론을 더 경쟁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은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팬덤·재벌과 결탁한 언론이 정상적으로 언론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이라며 “언론 기능을 포기한 곳들이 자유로운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해주자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후보 공약에 대한 공감 표현은 방송사 경영 합리화를 위한 민영화 논의에 동의한 것”이라며 “추후 언론 공약과 관련해 윤 후보 생각을 듣고 묻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지난 24일 “정부가 가진 언론에 대한 모든 권력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며 KBS 2TV와 MBC, YTN, 연합뉴스TV, 서울신문의 단계적 민영화, 대통령 직속 방송통신위원회 독립 등 7가지 미디어 혁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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