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한 직후 윤석열캠프에서 관리하는 SNS에 ‘개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이 게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을 개에 비유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발언 진의는 결코 전두환에 대한 ‘찬양’이나 ‘옹호’가 아니었다. 대학시절 전두환을 무기징역 선고한 윤석열”이라며 “그러나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한 직후 윤석열캠프에서 관리하는 SNS에 ‘개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이 게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토리스타그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에 사과한 직후 윤석열캠프에서 관리하는 SNS에 ‘개에게 사과를 건네는 사진’이 게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진=토리스타그램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은 무한책임 자리라는 사실을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 정치인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22일 자정 무렵 윤석열캠프에서 관리하는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누군가 녹색 사과를 반려견 토리에게 건네는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설명 글에는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봐오! 톨이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오 오우오우워”라고 적었다. 아빠는 윤 전 총장을 지칭한다.

반려견에 사과를 건네는 사진은 삭제됐지만, 논란은 즉각 정치권으로 확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 착잡하다...”라는 게시글로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토리스타그램이라는 계정은 윤석열씨 개 사진을 올리는 계정이다. 그 개는 윤씨 집에서 키우는 개”라며 “그 집에서 손에 사과를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극단적 성향의 일베 유저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호남을 비하하는 행태에 비유했다. 신군부에 저항하다가 사망한 광주 시민 시신을 두고 일베 유저들이 “홍어 포장 완료” 등으로 조롱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캠프는 일베들의 놀이터”라며 “‘아니 어떻게 광주와 호남에 사과를 하느냐, 사과는 개나 줘라’라는 의미에서 이 사진을 사용한 것 외에는 (사진을 게시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김 대변인은 “이따위 인간들과 일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윤석열 페이스북
▲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윤석열 페이스북

같은 방송에서 김재섭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건 실수도 아니고, 진위가 아니길 바라고 있다. 설령 이렇게까지 했을까 싶은데, (한숨) 드릴 말씀이 없을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아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석열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며 “인스타그램의 경우 재미를 위한 부분이 있다. 개인 인스타가 너무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공식적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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