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씨 미화 발언에 주요 종합일간지 대다수가 비판에 나선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 언론은 지역의 분노하는 민심을 전했다. 특히 지역 신문은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는 발언의 부적절함을 비판하고 나섰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뺀 나머지 사설, 윤석열 ‘전두환 미화’ 비판]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 21일 전남일보 기사
▲ 21일 전남일보 기사

21일 광주전남 지역 신문 다수는 1면에 윤석열 전 총장 발언에 반발하는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관련 1면 기사는 다음과 같다.

“윤석열 ‘전두환 찬양 망언’ 호남 민심 ‘부글부글’”(광주매일신문)
“윤석열, 전두환 옹호 망언 호남 정치권·민심 ‘부글부글’”(광주일보)
“윤석열, 전두환 찬양 호남 민심 ‘부글부글’”(전남매일)
“‘윤석열, 전두환 찬양 망언 규탄’”(광남일보)
“윤석열 ‘전두환 찬양’ 대선 정국 일파만파”(무등일보)
“민주 ‘전두환 망언, 윤석열 후보직 사퇴하라’”(전남일보)

지역에선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전북 의원들, 이용섭 광주시장, 정의당·진보당 등 진보정당, 24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일보는 잇따른 반발을 전하며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가 아닌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변명하고 나서면서 지역 민심은 더욱 들끓는 모양새”라며 “국민의힘의 ‘서진 정책’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으면서 호남에서 오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에게는 대형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남일보는 “지역민들 ’윤, 전두환을 옹호하다니..’ 충격 분노” 기사를 통해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고 전했다. 무등일보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반발을 전한 뒤 “분노하는 호남의 분위기를 보여줬다”며 “이용섭 광주시장까지 비판에 가세하는 등 호남 전역이 윤 전 총장의 발언으로 들끓고 있다”고 했다. 

광주전남 지역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윤 전 총장 발언을 규탄하며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발언을 비판했다.

무등일보는 “심지어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며 호남까지 팔고 나섰다”며 “윤석열은 ‘히틀러도 아우슈비츠 학살과 전쟁만 빼면 잘한 점도 있다’라고 할 건가. 뒷배로 호남까지 들먹이는 행태는 저급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전두환의 가장 큰 피해자인 호남뿐이 아니라 1980년 광주의 진실을 찾다 생을 저당 잡힌 수 많은 국내외 인사들의 한 많은 인생을 정면으로 짓밟는 반인륜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21일 광주전남지역 신문 사설
▲ 21일 광주전남지역 신문 사설

광주일보는 “전두환 군부독재 기간에 호남은 정치적 탄압에 더해 경제적 차별까지 받으며 낙후에 허덕여야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마치 전씨의 치적을 인정하는 호남인들이 있는 것처럼 주장한 것은 도저히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전남일보는 “호남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준 매우 부적절한 망발”이라며 “5·18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의식해 거리낌없이 언급한 것에서 광주의 고통에 대한 공감은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대리사과가 아닌 광주 시민 앞에 나서 진심이 담긴 사죄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남일보는 “다른 사람의 말인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슬그머니 비껴가려 하고 있으나 다분히 살인마 전씨를 띄우려는 의도성 발언”이라며 “영남권 표심을 얻겠다며 총칼로 광주시민을 죽이고 권력을 잡은 살인마 전씨를 옹호하고 있는 윤 후보의 천박한 인식에는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남도일보는 “독재자 전두환까지 미화하고 나서다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오늘까지도 호의호식하는 전두환이 잘했다는 망언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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