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유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커리큘럼이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재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19일 국내 미디어 전문기관들이 공동주최한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데이’ 행사에서 유아 미디어 교육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한국언론진흥재단, 시청자미디어재단,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주한미대사관 등 5개 기관이 공동주최했다.

그래픽= 이우림 기자
그래픽= 이우림 기자

조재희 교수는 “미디어 기기 활용 연령대가 낮아지고 이용량은 늘어나는 추세에서 유아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관련 프로그램과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0년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만 3~4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이 4시간8분에 달했다.

조재희 교수는 그간의 관련 연구 내역을 설명한 뒤 “최근 유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 연구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라며 “중요한 건 부모교육이다. 특히 유아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더 적다. 실질적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조부모가 양육을 맡는 경우가 많아 조부모에 대한 연구도 필요한데 이는 더더욱 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재희 교수는 유아의 부모와 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관련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지 묻자 학부모 69.6%가 ‘없다’고 응답했다. 유치원 교사의 64%도 같은 응답을 해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유아들이 미디어를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부모와 교사 입장에선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교육인 ‘미디어 리터러시’가 낯설다는 점을 드러낸다.

미디어 교육을 위해 필요한 점을 물은 결과 학부모와 유치원 교사 모두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제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교육 목표’로 어떤 요소가 중요한지 물었더니 학부모는 ‘미디어 균형’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미디어 균형’은 미디어 사용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인지하고, 미디어를 균형 있게 사용하며 미디어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는 개념이다.

조재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가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중계 캡처
조재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가  ‘미디어 정보 리터러시 데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중계 캡처
그림책을 통한 유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예시
그림책을 통한 유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예시

유치원 교사들은 ‘미디어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미디어 안전’은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머물며 미디어를 이용하고, 타인과 바람직한 관계를 맺는 개념이다.

조재희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그램책 ‘오오오!’를 활용한 유아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의 일부를 공개했다. 오리너구리, 비버, 상어가 바닷가에서 우정을 나누며 의성어, 의태어로만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프로그램에 따르면 의성어와 그림의 조합으로 의미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소리 내며 읽는 과정에서 문자, 기호, 소리 등 미디어의 구성요소가 추가될 때마다 메시지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있다. 또한 그림책 내용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놀이를 하면서 미디어 이용, 창의적 생산을 통합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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