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공정보도 훼손’ 논란을 주도한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대행을 캠프로 영입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규탄했다. 이창섭 신임 홍준표 캠프 홍보본부장은 이같은 비판을 두고 “사상의 자유에 대한 매도”라고 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 전 직무대행에 대해선 긴말하지 않겠다”며 “홍준표 의원에게 묻는다. 불공정보도의 낙인이 찍힌 이 전 직무대행을 보란 듯 홍보본부장으로 영입한 것은 언론에 대한 천박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지부는 “이 전 직무대행이 누구인가. 연합뉴스의 공정보도를 심각하게 훼손했던 박노황 사장 시절 편집국의 핵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박근혜 정권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주요 이슈에 대한 불공정보도를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연합뉴스의 명예에 먹칠을 한 이른바 ‘삼성 장충기 문자’ 스캔들에도 등장했다”고 했다.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이창섭 전 연합뉴스 편집국장 직무대행. ⓒ연합뉴스

이창섭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연합뉴스 편집총국장제가 무력화된 가운데 편집국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숱한 불공정 보도 논란 중심에 섰다. 당시 연합뉴스 편집국은 기자들에게 ‘국정교과서’ 대신 ‘단일교과서’라는 표현을 쓰라는 지침을 내리고, 찬성 입장을 부각한 국정화 교과서 기사 시리즈를 내는 한편 반대 입장을 전하는 대목은 삭제하기도 했다. 이에 언론노조는 이 본부장은 ‘언론부역자’ 명단에 포함시킨 바 있다.

이창섭 본부장은 ‘장충기 문자’로도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2015~2016년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삼성 현안 나라 경제에 대한 선배님 생각을 듣고 싶다”, “같은 부산 출신이시고 스펙트럼이 넓은 훌륭한 분이시라 들었다. 제가 어떤 분을 돕고 있나 알고 싶고 인사하고 싶었을 뿐” 등 문자를 보냈다.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장 차장에게 이 당시 대행을 언급하며 “밖에서 삼성을 돕는 분”이라며 “기사 방향 잡느라 자주 통화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MBC 스트레이트 보도화면 갈무리
▲MBC 스트레이트 보도화면 갈무리

연합뉴스지부는 “자본 권력 앞에 줄을 선 대한민국 언론인들의 민낯을 보여준 사건에 연합뉴스의 이름을 올린 그는 회사 구성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자괴감을 안겼다”며 “홍 의원은 잊지 말길 바란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언론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가진 지도자다. 향후 홍 의원 행보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섭 본부장은 통화에서 “보수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부역자로 정하고 공격하고 망신을 주는 것은 사상과 학문의 자유에 대한 매도”라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언론노조는 민주노총이라는 대한민국의 가장 정치적 집단의 산하에 있는 노조”라고 한 뒤 “(나는) 연합뉴스를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민주사회 시민은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장충기 문자’와 ‘불공정 보도 논란’에 대해서도 “‘돕고 있다’는 뜻은 장 차장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겠다는 뜻이다. 만나기 어려운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듣기 좋은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연합뉴스가 더 편파적인 친문, 친정권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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