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언론 위키트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자율규제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인터넷신문 자율규제 기구인 인터넷신문위원회가 14일 공개한 심의 결정문에 따르면 9월16일 위키트리 기사에 주의를 결정했다.

해당 기사는 “상황 심각... 지난 이틀 간 자영업자 22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는 제목과 “코로나로 숨진 사람들보다 극단선택 자영업자가 많아”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틀 간 자영업자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고, 코로나19 사망자보다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가 많다는 내용의 보도다.

위키트리 기사 갈무리(현재는 삭제된 상태).
위키트리 기사 갈무리(현재는 삭제된 상태).

그러나 이 보도는 사실과 달랐다. 이 기사는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한 것인데, 발표 내용을 보면 ‘9월 13일~14일 이틀 간 제보 접수를 통해 파악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경영난 생활고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가 최소 22명’이라는 내용이다. 즉 조사를 실시한 기간이 이틀이고, 조사 대상 기간은 코로나19 사태 전반에 걸쳐 있다.

“코로나로 숨진 사람들보다 극단 선택 자영업자가 많아”라는 대목도 사실과 다르다. 위키트리는 “지난 7~14일 코로나19 사망자는 일 평균 7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숨지는 사람보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자영업자의 수가 더 많은 셈”이라고 했는데 이틀 만에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기에 전제 자체가 틀렸다.

위키트리 로고
위키트리 로고

인터넷신문위원회 기사심의분과위원회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된 사실을 보도해 언론의 신뢰를 떨어뜨릴 소지가 다분하다”며 ‘주의’ 결정 이유를 밝혔다.

기사심의분과위는 기사에 대해 “자영업자 22명이 이틀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오인하게 했다”며 코로나19 사망자보다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 수가 더 많다는 표현에는 “실제와 동떨어진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의에는 양승찬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위원장),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석기 전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사무총장, 최용문 법무법인 예율 변호사가 기사심의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인터넷신문위는 자율규제에 서약한 인터넷신문을 대상으로 심의하기에 서약사가 아닌 경우 심의를 받지 않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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