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의 거액 배당을 받은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 사업자 남욱 변호사의 아내인 정시내 전 MBC 기자가 겸업금지를 위반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MBC 보도의 편향성 문제와 함께 정시내 기자의 취업규칙 위반 등 취재 윤리 문제를 질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인 김도인 이사가 MBC 보도에 노골적으로 관여하려 한다고 방송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 의원은 MBC 보도의 편향성 문제를 두고 “입이 아플 정도로 회자된 문제로 MBC 내부에서도 많은 얘기가 나온다”며 “언론노조 조차 MBC 보도행태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민실위 보고서’를 PPT 자료로 공개하면서 “보도국 전체 공유 정서가 ‘특정 입장의 가치 추구한다고 해도 특정 정치집단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비쳐서는 안된다’라는 생각”이라며 “이런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건강한 일이며 잘 관철되면 좋은데, 이사진도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드루킹사건 관련 김경수 지사 편파보도 △양윤경 기자의 경찰 사칭 사건으로 정직 6개월 처분 △조국사태 MBC 보도 편향성 등을 들어 “공영방송 역할에 많은 문제가 지적이 됐다”고 했다. 그는 “양윤경 기자의 경우 정직 6개월을 받았으나 보도국장 등 그 누구도 관리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밖에도 정시내 전 MBC 기자의 직업윤리 위반 사안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정 기자는 대장동 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천화동인 소유주의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부인이다. 정 기자는 위례자산관리 주식회사 등기이사이자 위례투자2호 사내이사다. 그런데 정 기자는 지난달 16일 MBC에서 의원 퇴직(사표수리)을 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 MBC 취업규칙 제6조(금지사항) 제3호를 보면, 직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에 종사함으로써 직원의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직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회사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회사에 명예스러운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행위는 겸업을 금지하게 돼 있다.

김 의원은 “MBC 근무하다 미국으로 도망갔다. 게이트가 불거지자 3억원 퇴직금도 안받고 퇴직했는데, 겸업금지 위반으로 징계를 받아야 하나 MBC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남욱-정시내 부부를 두고 김 의원은 “NSJ홀딩스 NSJPM와 화천대유, 천화동인의 관계를 보면, 천화동인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SK로부터 숨겼으나 다 밝혀졌다”며 “천화동인 4호는 NSJ홀딩스인데, 정시내의 이니셜은 JSN이니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8721만원을 출자해 1007억원의 배당을 받았는데,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분”이라며 “누가 이런 기회를 잡겠나. 저는 부럽다.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부러워할까. 왜 이런 기회가 나한테 안떨어지지하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남욱 변호사와 정시내 전 MBC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화천대유와 NSJ홀딩스 등의 관계 구조도.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재촬영(조현호 기자)
▲남욱 변호사와 정시내 전 MBC 기자가 보유하고 있는 화천대유와 NSJ홀딩스 등의 관계 구조도.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재촬영(조현호 기자)

 

김 의원은 “1007억원 배당을 받고도, 받았는데, 소득세 40%내야 하나 NSJPM에 자금 대여를 해서 소득세를 회피했다”며 “이런 행태를 보면 굉장히 악질적 부동산 투기로 본다. 남욱변호사 정기자의 비위 행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기자를 두고 “언론노조 활동과 파업에도 적극 참여한 기자로 본다”며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홍익표 “방문진 김도인 이사 MBC 보도 질타, 방송법 위반 소지”

이와 달리 여당은 야당 추천 방문진 이사의 MBC 보도 관여 행위를 질타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문진이 보도지침을 내릴 수 있느냐’고 묻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없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보도 관련 보고를 받고, 그에 대해 지침을 내리거나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느냐”고 하자 권 이사장은 “보도에 대한 지침을 내릴 수는 없으나 보도본부장으로부터”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보도지침이나 보도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며 “MBC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김도인 방문진 이사가 보도 관련 질타를 강하게 했다는 얘기가 있다, 확인해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방문진 이사의 권한을 본인 입맛에 맞게 확대해석해서 경영 관리감독의 범위를 벗어나 지침 내리고 관리감독 한다는 이유로 사장을 앉혀 놓고 보도관련 내용을 비판한 적이 있다”고 했다.

같은 당의 홍익표 의원도 “방문진 이사선임 관련해 방송법 4조에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돼 있고,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며 “김도인 임정환 이사 두분이 MBC 보도를 바로잡겠다고 한다. 이게 방문진 권한이냐”고 따졌다. 권태선 이사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과방위 주재 방송문화진흥회 등 국감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재촬영(조현호 기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과방위 주재 방송문화진흥회 등 국감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재촬영(조현호 기자)

 

홍익표 의원은 “방문진 이사가 방송법을 위반하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김도인 이사의 경우 MBC에 문제를 야기한 논란이 된 사람으로 이사 자격이 없다는 내부 입장도 나왔던 인물인데, 방문진 이사가 방송법을 거스르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로 이사 선임 절차가 이뤄졌다고 하는데, 제대로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 하자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법 이내에서 최선을 다해서 선임했는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한번이 아니었다, 집중 질타

2020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부적절한 그래픽과 자막을 사용한 사건에는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홍익표 의원은 “올림픽 중계 MBC 관련 사고가 처음이 아니다”라며 “2008년 베이징때도 유사사례 있었다. ‘아프리카 죽은 심장’, ‘오랜 내전으로 불안정’ 등 그때도 방심위에서 주의 조치를 받았는데도 개선이 안 됐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단순히 인권감수성 지적보다 내부 기강도 문제”라며 “방송심의규정과 과거 올림픽과 관련된 교육, 중계방송 가이드라인 등이 미비했으며 방송사 강령에 타국의 인류문화를 비하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는데 정면으로 위반했는데, 징계수준이 권고에 머물렀다. 높은 징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특히 홍 의원은 MBC가 방심위 제재 건수도 많다는 점을 들어 2019년엔 2위였으나 지난해 1위, 올해에도 다른 방송에 비해 가장 많은 8건으로 1위였다며 “절대적으로 제재 건수의 수치가 높다는 것은 경영진 책임도 높다고 보는데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권태선 이사장은 “방문진을 관리감독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교육의 문제, 시스템 개선 문제, 공공성 강화위원회에 나오는 것을 잘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공공성강화위원회의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받았으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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