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참여했다 배임 및 뇌물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화천대유 대주주이자 천화동인 1호 대주주)의 사업참여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1년 전 인터뷰한 기자의 사업참여를 알았는지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배아무개 기자의 천화동인 참여 등 현직기자의 사업참여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김만배씨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보도의 진위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사업과 인터뷰가 관계가 있느냐며 국정감사 때 다 말하겠다고 한 뒤 자리를 떴다.

이재명 후보는 13일 오전 11시반부터 1시까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후보·당대표·상임고문단 간담회 및 오찬’을 마친 뒤 나와 기자들에게 “민주당을 이끌어준 원로 어르신들이 앞으로 어떻게 해서 이번 선거에서 이기고 이 나라를 개혁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이 말씀을 주셨다”며 “대선배의 현명한 조언이어서 마음에 많이 새겨들었고, 일치된 의견이 ‘내년 선거는 이 나라 운명을 좌우하는 분수령이다, 최선을 다해서 이기는 것이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사명이다’라고 말씀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김만배씨가 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성남시장 재직시절 김만배씨를 알고 있었느냐’, ‘김만배씨를 알았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이후 ‘대장동 자료는 경기도에 자료를 제출한 게 없다’는 다른 기자의 질의에 이 후보는 “대장동 자료는 경기도에 있을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김만배씨가 사업주로 참여한 것을 알았느냐’, ‘김만배씨가 1년전에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사업자선정과 관련이 있었느냐’, ‘배성준 기자라고 현직기자가 둘이나 (사업자로) 있었는데 알고 있었느냐’, ‘현직언론인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답변하지 않은채 “국정감사 때 다 얘기할 것”이라고 한 뒤 국회 본관 청사를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당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당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신영수 전 의원이 (이 후보를) 고발했는데 입장을 듣고 싶다’는 세계일보 기자의 질의에도 이 후보는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만배씨가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사업자 선정과 관련이 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이 후보는 “(사업과) 인터뷰한 게 관계가 있어요”라고 되물었다. 재차 ‘그럼 인터뷰했던 김만배씨가 사업자로 지원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하자 발걸음을 멈추고 한마디만 하겠다며 다른 내용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에 자료요청을 하고 있는데, 대장동 관련 사업은 성남시 자료이기 때문에 일체 자료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있으면 협조에 드릴 거고요. 자료를 안 낸 것은 도지사의 휴가 일정을 내라, 그런 어처구니 없는 지방사무에 관한 것이어서 국회는 그런 지방사무에 대해 아무런 감사권한이 없다.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지켜야지 법을 어기면 안되고요. 이거는 마치 분가한 자식 집에 가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살림 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만배씨가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도 답변하지 않은채 차량에 탑승했다. 이 후보측 인사들 주변에서 ‘그만하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가 차에 탈 무렵 ‘(대장동) 사업이 성공했다고 보느냐’, ‘아직도 사업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박홍근 의원, 질문한 기자에 ‘누구냐, 명함이나 신분증 달라’ 요구

이 후보의 차량이 떠나자 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돌연 기자에게 “누구세요, 명함 하나 줘보세요, 명함이나 신분증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당한 취재에 대한 대응으로 부적절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취조하듯이 질문을 합니까”라고 말했다. 국민 알권리 차원의 질문이라는 반론에도 박 의원은 “그게 취조로 보이지 어떻게 질문이냐”고 답했다. 

박 의원은 자신은 동의를 하지 않았다며 동영상 촬영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기자가 신분증 패용의 의무가 있는데 패용도 않고. 취조하듯 취재해서 신분증을 보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당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당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를 마친 뒤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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