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립대학들이 가장 많은 횟수의 광고를 집행한 종합일간지는 매년 가을 대학평가를 발표하는 중앙일보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사립대 광고비 지출 내역’을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3월부터 지난 8월까지 약 3년 반 동안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전국 76개 대학(자료 미제출 대학도 존재)의 광고 지출 건수를 보면 사립대들은 중앙일보에 총 96건으로 가장 많이 광고를 집행했다. 

전국 사립대학들은 같은 기간 조선일보에 71건, 동아일보에 66건, 한국일보에 59건, 문화일보에 54건 광고를 집행했다. 한겨레는 주간지 한겨레21을 포함해 48건으로 나타났다. 

통상 조선일보는 유료부수가 가장 많고 광고효과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실제 광고단가도 가장 높은 가운데 사립대학들은 중앙일보에 더 많은 횟수의 광고를 집행한 것이다. 

▲ 2015년 10월20일자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를 전한 중앙일보 1면 톱기사
▲ 2015년 10월20일자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를 전한 중앙일보 1면 톱기사

이는 중앙일보가 대학평가와 무관하게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다. 

30년 가까이 중앙일보가 매년 실시해 온 대학평가는 실제 대학가와 취업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2010년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조영택 당시 민주당 의원은 준정부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근거로 대학들을 상·중·하로 나눠 신입사원 채용에 반영한 사실을 폭로했다. 

앞서 2014년 삼성그룹이 대학총장추천제 채용을 추진하면서 대학별로 인원을 차등 할당했는데 그 인원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논란이 됐다. 당시 삼성이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참고해 대학별 등급을 매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대학 줄세우기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나온 비판이다. 

또한 상위권에 포함되지 못한 대학들은 대학평가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일부 평가항목을 따로 떼어서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공정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 큰 변동이 없었지만 1996년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성균관대가 1998년 8위, 1999~2000년 7위를 거쳐 2012년 5위, 2013년과 2014년 3위를 기록했다. 공학 등 특정계열만 있는 대학을 배제하면서 카이스트와 포스텍이 종합순위에서 배제됐고, 이후 성대는 2016년 3위를 제외하면 2015년 이후 줄곧 2위를 유지하며 이른바 ‘SKY대학’의 지위를 차지했다. 

▲ 2019년 11월16일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를 전하는 중앙일보 1면
▲ 2019년 11월16일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를 전하는 중앙일보 1면

 

성대 순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온 것을 두고 삼성이 인수한 대학을 삼성과 특수관계에 있는 중앙일보가 띄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고려대 총학생회를 시작으로 경희대·동국대·서울대·성공회대·연세대·한양대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이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거부하겠다는 선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성대는 교육부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광고비 현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관련기사 : 중앙일보 대학평가, 성균관대 순위 급등 믿을 수 있나]

중앙일보는 지난해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학평가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립대학 중 중앙일보에 가장 많은 횟수의 광고를 집행한 대학은 경남대로 해당 기간동안 25건을 집행했다. 삼육대 9건, 성결대와 성신여대 각 6건, 한국산업기술대와 한국외대 각 5건, 가톨릭관동대 4건 순으로 집행했다. 

강득구 의원은 미디어오늘에 “사립대학들이 다른 주요 일간지보다 중앙일보에 더 많은 광고를 집행한 것은 대학가에 꾸준히 영향을 미쳐 온 대학평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유력 언론이 대학의 존폐와 지역불균형 문제 등 대학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가운데 대학 줄세우기 분위기를 강화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들도 언론 눈치보기를 중단하고 지역사회와 학생들에 대해 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광주가톨릭대,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북한대학원대학교,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등은 해당 기간 신문사뿐 아니라 어떠한 곳에도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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