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4일, ‘무늬만 프리랜서’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의 죽음으로 ‘계약서 한 장’ 쓰지 못하는 미디어 노동자 실태가 떠올랐다. 4년이 흐른 지금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법적 다툼과 노동조합 가입 시도 등으로 권리를 찾으려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의 외면은 논쟁적 화두다. 이는 때로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권 개선 요구를 거부하는 핑계로 활용되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지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다툼을 가로막는 사례도 드러났다.그러나 미디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를 시도한 사례도 드물지만 존재한다. 지
2020년 2월4일, ‘무늬만 프리랜서’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의 죽음으로 ‘계약서 한 장’ 쓰지 못하는 미디어 노동자 실태가 떠올랐다. 4년이 흐른 지금 비정규직 당사자들이 법적 다툼과 노동조합 가입 시도 등으로 권리를 찾으려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의 외면은 논쟁적 화두다. 이는 때로 사측이 비정규직 노동권 개선 요구를 거부하는 핑계로 활용되고,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지부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다툼을 가로막는 사례도 드러났다. 언론노조가 이 같은 반노동행위를 제재할 것을 촉구하는 연서명도 진행 중이다.
“다 저희가 하고 있는 것들입니다.”“(과거로) 돌아간다면... 서서 자야겠네요. 어지럽네요 ㅠㅠ”대법원이 최근 ‘주 52시간’만 넘지 않으면 하루 최장 21.5시간 노동도 법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결한 뒤, 방송스태프들이 스태프 1500여명이 모인 공개SNS방(오픈카톡)에 이 소식을 공유하며 한 말이다.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이번 판례로 하루 20시간 넘는 살인적 노동환경이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주 연장근로 총 20시간’이 일상인 현장에 대한 자조도 나왔다.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노조 드라마스태프지부는 27일
“하루 8시간은 말이 안 되고, 대부분 하루 13시간을 인정한다. (주 52시간을) 하루 13시간으로 4회차 찍는 게 가장 스탠다드”“훨씬 장시간이고 노동강도가 높고 디테일도 높아서 OTT를 선호하지는 않는다.”“드라마제작사를 차리는 이유는 영화노조 교섭요구 받지 않으려고 그랬다고 들었다.”콘텐츠 제작 프로듀서, 제작실장과 감독급 스태프는 제작사들이 노동권 보호가 취약한 OTT 제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사단법인 영화인신문고는 고용노동부 용역으로 진행한 ‘OTT 영화영상콘텐츠 제작 스태프의 노동환경 개선방안 연구’ 보
‘ㄴ’ 드라마 스태프 A씨는 최근 적금을 깼다. A씨는 신예 배우가 출연하는 이 드라마에 7월부터 그립 담당(촬영장비)으로 참여했는데, 제작사가 지난 10월 돌연 촬영을 중단하더니 며칠 뒤 모든 스태프에 ‘계약해지’를 통보하면서다. 임금은 9월 치부터 밀렸다. 그는 “촬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해 하염없이 소식을 기다렸는데, 제작사가 돈이 없단 이유로 임금도 주지 않고 실직시켜버린 셈”이라고 했다.함께 일하던 촬영·그립 스태프 8명은 해당 제작사를 상대로 고용노동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A씨가 받지 못한 임금은 900만 원을
정부 산하 방송3사가 프로그램 제작 스태프 10명 중 7명을 비정규직·프리랜서로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백화점이라 부르는 방송계 노동권 문제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위장 프리랜서 악습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하는시민연구소’가 19일 발표한 ‘문체부 방송3사 프리랜서 활용 실태와 개선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방송사인 KTV과 아리랑TV, 국악방송의 프로그램 제작 노동자 가운데 평균 70%가 비정규직과 프리랜서였다.
“우리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을 대표해 오늘 방송의날 행사에 왔다.”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 “우리는 욕받이가 아니다!”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라!”1일 지상파 방송사 협회인 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한 ‘방송의날’ 행사장에서 방송비정규직 노동자와 운동가,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동생 이대로씨 등 9명이 기습시위를 벌였다.이들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방송협회 행사장에서 피에로 가면을 쓰고 피켓을 든 채 “방송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방송사를 규탄한다”며 “
정권의 공영방송 이사진 및 사장 해임이 추진되는 가운데 진행된 제60회 방송의날 기념행사에서 한국방송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의철 KBS 사장이 “공영방송 독립과 존립”에 대한 위기감을 드러냈다.1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방송의날 기념 행사는 60주년임에도 여느 때보다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 출범 첫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지난해 방문규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하여금 축사를 전했던 한 총리는 올해 축사도 보내지 않았다. 대통령이 불참해도 주무부처 장으로서 자리를
사회 각계 단체들이 모여 방송계 비정규직의 노동인권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군, 소속사업장 등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노동인권단체로 오는 9월3일 방송의 날을 앞두고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진재연 직장갑질119 활동가는 페이스북에 “‘연극이 끝난 후’라는 노래처럼 화려한 조명이 지나가고 무대 위에 모두들 떠난 뒤에 일하는 방송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건네려 한다”며 “우리의 시작이 방송 비정규직 착취의 엔딩”이라고 썼다. ‘엔딩크레딧’은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결정한 이름이다.
“월차, 연차, 휴가 없다. 4대 보험 없고, 출근 시간은 있는데 퇴근 시간 없다. 계약서 없다. 이 모든 ‘없음’이 바로 방송계의 관행이라 불린다. 이런 직장이 또 있을까? 방송계에는 많다” (17년차 외주제작사 방송작가 전아무개씨)방송을 제작하는 드라마 스태프와 프리랜서 PD, 방송작가 가운데 방송사 또는 외주제작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우가 10명 중 2명에 그쳤다. 현장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로 실태조사가 수년째 반복되지만, 정부가 방송사들에 대해 개선 조치를 강제하고 감독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류호정 정의당
[미디어오늘 4기 독자권익위원회 11차 회의]미디어오늘 4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서중)가 지난 6일 서울 당산동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11차 회의를 열고 6월 발행된 지면을 중심으로 미디어오늘 보도를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서중 독자권익위원장(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과 조아라 언론인권센터 활동가,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이해수 고려대 미디어학 교육연구단 연구교수, 김원재 청년 독자, 이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미디어오늘 편집국에선 이재진 편집국장과 정철운 저널리즘1팀장, 윤유경 기자가 자리했
광주MBC가 자사 ‘무늬만 프리랜서’와 간접고용 비정규직 방송노동자들을 상대로 이례적으로 반박자료를 배포하고 나선 가운데 광주MBC의 해명이 논란을 낳고 있다. 광주MBC는 노동행정기관 진정 결과 자사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노동자성이 부인됐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실상은 그 반대였기 때문이다.광주MBC는 지난달 28일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사옥 앞에서 ‘일상조차 빼앗는 광주MBC 규탄 기자회견’이 열린 직후 뉴스통신사와 전국‧지역일간지, 미디어지 등 언론사에 보도자료 이메일을 보냈다. 광주MBC는 “김동우 씨의 주장은 사실과
“5·18 광주 정신을 다룬 TV, 라디오 프로와 뉴스 기사들은 광주MBC에 수많은 상을 안겨줬습니다. 한데 CG, 광고편집, 아나운서 등 그 작품에 함께한 동료들이 40~50살이 되도록 고용 불안 속에서 200만 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 데에는 도대체 왜 침묵합니까? 혹시 ‘나는 정규직 공채 취업을 통과해서 너와 난 평생 삶의 등급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광주MBC 김동우 아나운서)28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사옥 앞에서 방송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퍼졌다. 7~16년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노동으로) 자신의 가정 식탁에 음식을 올려놓을 수 없다면, 여러분은 가정에 음식 배달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배달라이더 노동자들에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한 미국 뉴욕의 에릭 아담스 시장이 법률 시행을 알리며 한 말이다. 뉴욕시가 2018년 우버와 리프트 등 택시 플랫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도입한 데 이어서다.해외에서 ‘근로계약’ 밖에 놓인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최저임금 제도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시작된 국내에서도 단순한 최저시급 인상을 넘
“비정규직 노동자가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은 목숨을 건다는 의미임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커리어가 끝날 수 있음을 감안하고 시작하는 겁니다. 그만큼 두렵고, 옆에서 함께할 사람들과 조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싸움이 쉽지 않더라구요. ‘나 같은 사람이 있구나, 나 혼자 목소리 내고 나 혼자 차별 받는 게 아니구나, 뭉치면 사측도 우리를 무시하지 않고 두려워하겠구나.’ 이것을 느끼기 위해 시작합니다.”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동생 이대로씨가 8일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열린 ‘방송 비정규직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조 울타리로 모으기 위한 주요 사업으로 미디어노동공제회를 출범해 진행 중이다. 당장 방송사를 상대로 단체교섭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아 일상 속 연대를 꾀한다는 취지다.준비한 지 3년차, 공제회 가입자 대다수는 이미 언론노조 속한 조합원으로 나타나 사업 홍보가 숙제로 남았다. ‘또다른 이재학’을 비롯한 노조 밖 비정규직 당사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연대 활동이 우선 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언론노조는 지난 9일 대의원회에서 미디어노동공제위원회 상설기구 설치 안건을 의결했다. 2021년
“2023년, 지금도 어디선가 방송을 만들고 있을 이 땅의 수많은 ‘재피’들에게 바칩니다.”2020년 2월4일, 청주방송에서 14년 간 헌신적으로 방송을 만들어왔던 38세의 이재학 PD가 세상을 등졌다. 2018년 4월 동료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회사는 모든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했다. 프리랜서 PD에게 프로그램 하차는 바로 해고였다. 스태프들은 프로그램 1회 당 겨우 30~40만원을 받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전국의 ‘무늬만 프리랜서’를 위해 판례를 남기고자 청주방송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경남지역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무늬만 프리랜서’ 최태경 아나운서를 정상적으로 복직시키라고 경남CBS에 요구하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경남CBS 아나운서 정상적 원직복직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노동·사회단체들은 25일 최태경 경남CBS 아나운서의 ‘정상적 복직’을 요구하며 경남 창원 의창구에 있는 경남CBS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최 아나운서가 첫날인 25일 1인 시위를 진행했고 26일엔 전부학 경남민언련 이사가 시위를 했다.이어 경남청년유니온과 경남여성단체연합, 방송작가유니온, 부산민언련, 평화통일센터 하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상파 방송사 제작 스태프의 방송 결방으로 인한 피해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스태프노조와 방송사, 제작사 간 정례 협의체계도 만들 계획이다.문체부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KBS, MBC, SBS 등 방송사 결방에 따른 방송제작 스태프 피해 실태점검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방송제작 스태프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공정한 제작환경 조성을 올해 주요 과제로 삼는다”며 이같이 밝혔다.문체부는 세 방송사 방송제작에 참여하는 연출·작가·촬영·미술 등 전 분야의 외주 스태프를 대상으로 실태를 점검해 이달 중 그 결과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표현이지만, 한동안 한국 관광을 독려하는 캠페인 문구로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가 사용된 적이 있었다. 100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빠르게 개발과 발전, 성장을 일구어낸 한국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었으리라. 그러나 ‘다이나믹’하다는 것은, 다시 말해 ‘역동적’인 상황은 결코 긍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의미로는 분명한 기준과 원칙을 확립하거나 다질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 따라가기 바쁠 수도 있음을 넌지시 드러내는 모습